을지대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와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재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1~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에 참여한 10~20대 6418명을 대상으로 당화혈색소 수치를 검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당화혈색소(HbA1c)는 혈액을 구성하는 적혈구 내 혈색소가 포도당과 결합해 만들어진다. 당뇨병은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특징인데, 당화혈색소를 측정하면 최근 혈당 변화 정도를 예측할 수 있어 당뇨병 진단·치료에 가장 유용한 지표로 활용된다. 보통 정상적인 당화혈색소 수치는 5.7%미만으로, 5.7~6.4%는 향후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당뇨 전단계이고 6.5% 이상은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10대가 20대보다 당화혈색소 수치 높아
이번 조사 결과 10~20대 당화혈색소 평균값은 5.37%로 남자(평균 5.38%)가 여자(평균 5.35%)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10대가 평균 5.42%, 20대는 평균 5.32%로 10대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더 높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10~14세(평균 5.45%)가 가장 높았고 이어 15~19세(평균 5.40%), 25~29세(평균 5.34%), 20~24세(평균 5.31%) 순이었다. 이는 앞서 미국의 3차 국가건강영양조사(NHANES) 결과 비슷한 연령대의 백인(평균 4.90%), 흑인(평균 5.10%)의 당화혈색소 수치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것이다.
나아가 이번 조사에서 대상자 중 상위 10%는 당화혈색소가 5.7%이상으로 당뇨 전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지영 교수는 미국보다 우리나라 10~20대의 당화혈색소가 높은 이유에 대해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쌀 등 탄수화물 주식의 식습관과 당화혈색소와 관련 있는 적혈구 대사가 인종에 따라 다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10~14세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로, 성호르몬, 성장 호르몬 분비로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번 연구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월호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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