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향기나는 팔찌는 모기 못 쫓아요, '의약외품' 표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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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여름철 다소비 의약외품 안전 사용 가이드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여름이면 손이 많이가는 제품이 있습니다. 모기퇴치제나 제모제, 땀 억제제 같은 제품들입니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잘못 사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여지가 꽤 되는 것들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지정해 관리하고있지요. 자외선차단제도 여름에 많이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기능성화장품으로 이 역시 식약처가 관리감독하는 품목입니다. 이들 제품을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알아봅니다.
 

뿌리는 살충제(에어로졸 형태)를 뿌린 뒤에는 반드시 30분 이상 충분히 환기시켜야 합니다. 살충제 속 특정 성분(디페노트린 등)이 재채기·비염·천식·두통·이명·구역질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동은 체중이 덜 나가 어른보다 부작용 위험이 큽니다. 또 충분히 환기시켜야 분사할 때 발생하는 발암 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증발시킬 수 있습니다.

모기향(코일형), 전자모기향(매트형, 액체형)은 5세 이하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텐트 같이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좁은 장소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불이 붙기 쉬운 물건이나 물질은 모기향에서 가급적 멀리 떨어뜨려 놓아야합니다. 잠자는 동안 이불 등에 덮이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모기기피제는 모기를 죽이는 효과는 없지만 모기의 접근을 막거나 모기를 쫒는 효과가 있습니다. 피부 노출 부위나 옷 위에 사용합니다. 햇볕에 탄 부위에는 바르지 않도록 주의하고, 외출에서 돌아오면 기피제를 사용한 부위를 비누로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어린이에게 사용할 때는 어른이 먼저 손에 덜어서 어린이에게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향기나는 팔찌(공산품)’ 등을 모기기피제로 잘못 구매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모기기피제를 구입할 경우에는 용기나 포장에 ‘의약외품’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유효성분으로 '디에틸톨루아미드', '이카리딘', '파라멘탄-3,8-디올',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가 함유된 제품이 좋습니다. 
 

모기 물린 곳을 가렵다며 긁으면 물린 부위에 염증이 생기거나 더 붓고 가려워집니다. 침을 바르는 행동도 하지말아야 합니다. 침속의 각종 세균이 상처에 침투해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모기에 물리면 찬물로 깨끗하게 씻고, 얼음팩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가려움과 부종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계속 가렵다면 항히스타민제(물파스 등)를 발라주면 도움이 됩니다. 다만 항히스타민제는 만 30개월 이하 소아에게 사용하면 안됩니다. 경련을 유발할 위험이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면 여름철 피부 노화, 피부 홍반, 색소 침착 같은 피부 이상반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하기 15분 전에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양을 노출되는 피부에 바릅니다. 약간 두껍게 발라야 합니다. 땀이 많이 나거나 장시간 햇빛에 노출될 때는 수시로 덧발라주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 구입 시 제품 포장에 ‘기능성화장품’ 문구와 자외선 차단지수(SPF), 자외선A 차단 등급(PA)이 표시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자신에게 적당한 제품을 고릅니다. 자외선B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인 자외선차단지수(SPF)는 수치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효과가 높은 제품입니다. 자외선A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PA등급은 PA+, PA++, PA+++로 표시되는데 +가 많을수록 자외선A 차단효과가 큽니다. SPF 30 정도에서 약 95% 이상의 자외선이 차단됩니다. 그 이상부터는 차단효과가 크게 증가하지 않습니다. 피부유형, 사용목적, 시간과 장소에 가장 적절한 제품을 선택해 씁니다. 피부 선탠을 목적으로 사용할 땐 비교적 낮은 SPF를 갖고 있으면서 자외선A 차단 효과(PA)가 적은 제품을 선택합니다.
 

제모제는 피부의 영양상태,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오글리콜산’이라는 화학물질이 주성분으로 개인의 피부 특성에 따라 접촉성 피부염이나 모낭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용 전에 소량을 피부에 발라 하루 정도 관찰 한 뒤 이상반응이 없으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데오드란트, 향수가 함유된 알코올은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제모제와 동시에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상처·습진·염증이 있는 사람은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특히 몸의 호르몬 분비 변화가 심한 임신 또는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제모제를 사용한 뒤엔 최소 24시간이 지나고 일광욕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피부발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모를 한 뒤엔 감염 우려가 있으므로 공중목욕탕이나 찜질방을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냉찜질을 하거나 보습제를 사용해 피부를 진정시켜야 합니다.
 

바르는 땀 과다증 치료제는 취침 전에 사용하고 다음 날 아침에 물로 씻어줍니다. 피부 화끈거림이나 자극을 줄이기 위해 사용 전에 바를 부위를 완전히 건조시켜야 합니다. 물과 반응해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끔거릴 경우 바로 물로 씻어내는 게 좋습니다. 상처가 있거나 최근에 면도한 피부에는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땀이 멈출 때까지 매일 1회 사용하고 증상이 나아지면 일주일에 1~2회 사용하면 됩니다. 

별 이유없이 땀이 과하게 나면 질병으로 인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도한 땀 분비가 지속해서 발생하면 다한증이 아닌 결핵, 갑상샘 기능 이상 등 다른 질병이 원인인지 검진해봐야 합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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