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수술은 환자에게 ‘최후통첩’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럴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고관절에 무혈성 괴사가 생기거나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관절을 제대로 쓰지 못할 때 관절 기능을 회복해주는 치료다.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60~70%는 무혈성 괴사다. 주로 젊은 30~40대에 생긴다. 또 관절염 환자는 70~80대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다. 근데 환자들이 오해를 하는 부분이 많다.”
-주로 어떤 오해를 하나.
“수술을 받으면 양반다리나 무릎 꿇기를 못한다고 아는 사람이 많다. 수술 후에도 계속 아프다거나 오히려 수술 후 더 안 좋아지고 걷기 힘들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오는 환자도 있다. 모두 사실이 아니다.”
-일부는 사실 아닌가.
“옛날 얘기다. 사실 20~30년 전에는 문제가 있었다. 고관절 인공관절에서 관절이 맞닿는 부분의 소재가 폴리에틸렌이었다. 수술 후 관절을 사용하면 1년에 0.1~0.2㎜ 정도 닳는데, 닳은 부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1㎛ 이하의 미세 입자로 떨어져 나간다. 그러면 면역 방어기전이 작동해 세포가 이 입자를 잡아먹으면서 일종의 효소를 분비하는데 이 효소가 결국 뼈를 녹인다. 이 입자들 때문에 관절 주위 뼈가 녹아 재수술이 어려워져 모두 긁어내고 뼈 이식을 해야 했다. 근데 2000년대 접어들면서 소재와 디자인이 개선됐다.”
-얼마나 달라졌는지.
“이젠 세라믹이나 강화 폴리에틸렌을 쓴다. 전에는 인공관절 수명이 짧으면 7~8년, 대부분 10~15년이었는데 이런 이상 반응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20~30년은 거뜬하다. 디자인도 개량돼 관절 운동 범위가 넓어졌다.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모두 가능하다. 안암병원 한승범 교수와 지난해 10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중 82.6%는 쪼그려 앉기, 87.6%는 무릎 꿇기, 74.4%는 다리 꼬기가 가능했다.”
-실제로 오해 때문에 수술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나.
“물론이다. ‘주위에서 (인공관절 수술이) 나쁘다고 했다’며 거부감을 보이는 환자가 꽤 있다. 수술을 권해도 약을 먹어가면서 통증을 참는다. 젊고 활동이 필요한 사람도 고통스러워하면서 직업도 바꾸고 행동 패턴도 바꾼다. 이런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인공관절 수술은 제때 수술을 받으면 관절의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수술이다. 한번 받았던 사람도 제때 재수술을 받으면 처음 수술받은 것처럼 기능이 똑같이 회복된다.”
-어떤 사람이 수술받아야 하나.
“고관절 통증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상당한 사람이다. 관절염이나 무혈성 괴사가 심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술 후 회복도 빠르다. 수술 다음 날 서는 연습을 하고 그다음 날부터 걷는 연습을 한다. 젊은 사람은 4~5일 만에 퇴원한다.”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인공관절은 정형외과에서 20세기 접어들어 가장 발전한, 환자에게 혜택을 주는 분야 중 하나다. 그 혜택을 본인의 잘못된 선입견 때문에 못 받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인공관절 수술을 남용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관절 통증 환자에게 가장 성공적이고 발전한 치료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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