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류 먹고 심장 건강·다이어트 동시에 챙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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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량 높지만 체내엔 일부만 흡수돼

아몬드·호두·피스타치오 같은 견과류는 ‘건강한 간식’으로 꼽힌다. 간편하고 보관이 쉬운데다 영양학적 이점이 많아서다. 견과류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뇌의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견과류 속 L-아르기닌은 혈관의 벽을 유연하게 만들어 혈관 건강을 개선시키고 혈전 생성을 막는다. 비타민 E도 풍부하게 들어있어 노화 방지와 피로 회복을 돕는다.
 
하지만 견과류는 50~60% 정도가 지방으로 구성돼 열량이 높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견과류 한 줌(약 28g)의 열량은 종류마다 다르지만 160~200kcal 정도이다. 통통한 사과 한 개 정도의 열량과 비슷한 셈이다. 먹기가 간편하다 보니 과자처럼 계속 집어먹기 쉬워 조심하지 않으면 어느 새 성인의 하루 권장 열량에 훌쩍 가까워질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연구 결과 견과류가 들어간 식단을 실천했을 때 오히려 살이 빠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스페인의 다기관임상시험(PREDIMED)에서는 견과류를 포함한 지중해식 다이어트를 한 사람들이 견과류 대신 올리브 오일을 먹은 그룹보다 1년 후 평균 허리 수치가 5cm가량 줄었다.
 
국제의과학연구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총 108명의 과체중 혹은 비만 여성이 3개월간 두 그룹으로 나누어 다이어트 식단 실험을 했다. 탄수화물(54%), 단백질(16%), 지방(30%)으로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되 평소보다 약 1000kcal 정도를 줄인 식사를 했다. 그리고 한 그룹은 간식으로 하루 두 줌(50g)의 아몬드를 먹고, 다른 그룹은 그만큼의 지방과 단백질 등을 식단에 추가했다. 그 결과 아몬드를 먹은 그룹에서 체중이 3배 가량 더 빠진 것을 관찰했다. 허리 둘레도 아몬드 그룹에서 약 12.5cm가 줄고 그렇지 않은 그룹에서는 3.7cm가 줄어 큰 차이가 났다. 이와 함께 중성지방과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수치도 비교 그룹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아몬드 같은 견과류가 심혈관 질환 예방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견과류는 열량이 높지만 지방 성분이 체내에 모두 흡수되지 않는다. 국제임상영양학회지에 따르면 아몬드 한 줌의 열량이 160~170kcal으로 보고된 반면 인체 실험 결과 체내 흡수되는 양은 129kcal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팀은 아몬드를 씹거나 부술 때 아몬드 표면의 세포층이 모두 파괴되지는 않으며, 이 때문에 일부 세포 내 지질(지방) 성분이 세포벽 안에 갇힌 채 체내 흡수되지 않고 대변으로 배출된다고 보고했다.

견과류 속 풍부한 식이섬유도 다이어트를 돕는다. 한 줌을 기준으로 아몬드는 3.5g, 피칸은 2.9g, 마카다미아 넛 2.4g, 브라질 넛 2.1g의 식이섬유를 포함한다. 국제영양학저널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18~36g의 식이섬유를 섭취할 때 체내에는 최대 130kcal 적게 흡수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농무부(USDA)가 권장하는 견과류 섭취량은 일주일에 다섯 줌(140g) 정도로 하루 한 줌보다 약간 덜 먹으면 된다.  견과류의 주요 영양 구성 성분은 지방과 단백질, 식이섬유 등으로 대부분 비슷하다. 하지만 뇌 건강에 도움 되는 오메가-3는 호두에, 강력한 항산화물질인 셀레늄은 브라질너트에, 노화 방지와 피로 회복에 도움 되는 비타민E는 아몬드에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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