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 발목 잡는 '콜레스테롤'…폐경 후 심근경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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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고지혈증 아니라면 식단 관리·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 시도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의 일부분으로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 하지만 혈액 내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 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악화해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심근경색·뇌경색 등 심장·뇌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고지혈증은 대부분 중년·노년층에서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2016)에 따르면 60대 인구 10명 중 1명은 고지혈증이다. 고령일수록 지질대사 기능이 감소해 고지혈증이 발생하기 쉽다. 환자 수는 여성(107만 명)이 남성(70만 명)보다 1.5배 많다.

50대 이후 증가하는 여성 고지혈증 진료인원(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10대부터 40대까지는 고지혈증으로 병원을 찾은 남성이 여성보다 많다. 하지만 50대 이상에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60대에서는 10만 명 당 여성 진료인원이 남성의 약 2배다. 왜 그럴까. 이는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신정호 교수는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은 심장 혈관을 지켜주는 방패 역할을 한다"며 "폐경 후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면서 여성에게도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이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경미한 동맥경화는 증세 없어 정기 혈액검사 받아야

고지혈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비만이다. 특히 기름기가 많은 육류, 명란과 같은 알 종류, 새우, 오징어, 달걀 노른자 등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좋아하고 잦은 음주습관을 갖고 있으면 고지혈증에 취약하다. 고지혈증은 주로 혈관 내에 지방 찌꺼기가 끼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경미한 동맥경화로 혈관의 일부분만 좁아졌을 때는 증세가 전혀 없다. 환자가 통증 같은 증상을 느끼면 이미 합병증이 발병한 시기다. 이 시기에 머리 혈관이 막히면 뇌졸중으로 반신마비가 오거나 다리혈관이 막혀 말초동맥폐쇄질환이 걸리기도 한다. 중년층은 증세가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해 고지혈증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지혈증으로 진단되면 환자가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를 따져 투약 여부를 결정한다. 다른 질환 때문에 이차적으로 생긴 고지혈증이라면 원인질환 치료가 우선이다. 심각한 고지혈증이 아닐 때는 3개월 정도 식단 관리와 유산소 운동,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을 시도한다.

계란 흰자·살코기·굴·관자 콜레스테롤 함량 적어

식사할 때는 비교적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은 계란 흰자, 살코기, 굴, 관자, 해삼 등을 먹는다.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계란 노른자, 내장류, 장어, 새우, 가재, 전복 등은 일주일에 1회 미만으로 적은 양을 섭취하는 게 좋다.

포화지방산은 혈액 내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키는 주원인이다. 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는 고기류 지방, 우유, 버터 등의 유제품과 팜유, 코코넛, 이런 식품을 사용해 만든 과자나 케이크, 빵, 라면은 섭취를 자제한다. 주요 칼슘 급원 식품인 우유는 동물성 지방을 제거한 저지방·무지방 우유를 먹는 게 좋다.

고지혈증을 예방·관리하려면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운동을 하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은 올라가고 나쁜 콜레스테롤은 떨어진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오성진 교수는 "100m 전력 질주 같은 고강도 운동은 중년에게 유산소 운동이 아닌 유해산소 운동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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