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후 혈당 올라 걱정? "심혈관계 사망 위험 32% 낮춰"

인쇄

분당서울대·서울대병원 공동 연구 결과. 심근경색 사망 위험도는 74%나 낮아

담배를 끊고 난 직후 혈당이 올라가는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흡연자들은 "금연하면 오히려 건강에 나쁘다"며 오해(?)를 하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금연시 혈당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는 분명한 효과가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하는 게 좋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금연 후 혈당변화가 나타난 40세 이상 남성을 대상으로 혈당변화와 심뇌혈관질환 발생·사망 위험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30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2002~2003년과 2004~2005년, 총 두 번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12만7006명을 대상으로 금연 후 혈당증가와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및 사망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왼쪽)과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실제 담배를 끊은 뒤 초기에는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니코틴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혈당이 올라간다. 이 때문에 일부 흡연자는 금연이 또 다른 '건강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확대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 금연으로 인한 혈당 증가와 관계없이,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위험이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금연 후 혈당이 증가한 사람은 흡연을 계속한 사람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이 각각 17%와 32% 감소했다. 특히 심근경색증의 발생 및 사망 위험도는 흡연자에 비해 각각 40%, 7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는 “금연 후 혈당이 증가하는 현상이 뒤따르는 것은 맞지만 이는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오히려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더 크다”고 전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도 “금연을 통한 심뇌혈관 질환 예방 효과는 너무나 뚜렷하다"며 "여전히 금연은 흡연자에게 있어 제 1의 건강 전략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 신호에 실렸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