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에 한 번씩만 주사맞으면 중증 건선 치료·관리 문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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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얀센 이정석 중증 피부건선 치료제 스텔라라 PM

건선은 내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에 인식오류가 발생해 피부 각질형성세포가 빠르게 증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피부는 평균 28일을 주기로 재생한다. 낡은 피부세포가 떨어져 나가고 그 자리를 새로운 세포가 대체한다.

하지만 피부 건선환자는 이 주기가 3~5일 정도에 불과하다. 일반인보다 5배 이상 빠르다. 결국 죽은 세포가 미쳐 떨어져 나가지 못한 상태에서 각질이 피부 위로 겹겹이 쌓인다. 거북이 등껍질처럼 피부가 쩍쩍 갈라지거나 얼룩덜룩하게 변해 흉하게 보인다. 신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도 클 수 밖에 없다. 병 그 자체보다 사회적 차별에 더 큰 고통을 받는다고 호소하는 이유다.

최근 피부 각질형성세포 활성을 억제해 피부세포의 분화 속도를 늦추는 약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얀센 이정석 부장(사진·중증 피부 건선 치료제 스텔라라 PM)에게 건선의 새로운 치료 전략과 스텔라라 치료 효과에 대해 들었다. 
 

- 건선은 치료가 까다로운 걸로 알려졌는데.
“아직까지 건선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치료법은 없다. 증상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건선은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한다. 조금만 치료에 소홀하면 피부 염증이 심해져 악성으로 발전한다. 피부 상태가 나빠지고 가려움증도 심해진다. 따라서 개인 상황에 맞는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 중증 건선을 앓고 있는 사람은 심혈관계 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던데.
“그렇다. 면역세포가 피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신체부위도 공격하기 때문이다. 건선은 단순한 피부병이 아니다. 피부를 자극하는 염증이 심혈관은 물론 관절까지 자극한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피부건선이 있다면 다른 신체부위에 병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일반적으로 전체 피부에서 건선을 앓고 있는 표면적이 10%를 넘으면 중증 건선으로 분류한다. 실제 중증 건선환자는 일반인보다 주요 심장질환은 58%, 뇌졸중은 43%, 당뇨병은 46% 가량 발병 위험이 높다. 중증 건선은 그 자체로 심혈관질환 위험요소인 셈이다. 

정신적인 고통도 심각하다.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질병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더니 암을 앓고 있는 사람보다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직업을 갖기 어려워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우울감을 심해지는 식이다. 이런 다양한 이유로 보건복지부에서도 2017년부터 중증 건선을 일반 건선과 별도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는 어떤 방식으로 중증 건선을 치료하나.
“TNF-a·IL-17 처럼 염증을 유발해 각질을 만드는 세포를 자극하는 요인을 차단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TNF-a·IL-17을 각각 억제하는 치료제도 있지만 스텔라라는 이 두 요소에 동시에 작용하는 면역세포인 Th17에 영향을 주는 IL12·IL23의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한다. TNF-a 억제제나 IL-17 억제제보다 면역체계의 윗 단계에서 작용하는 셈이다. 따라서 각각 염증을 억제할 때보다 약효가 우수하다. 참고로 스텔라라는 건선을 치료하는 생물학적 제제중 최장·최대 규모의 임상연구에서 장기간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했다. 이런 혁신성을 인정받아 스텔라라는 2012년 약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인터내셔널 갈리엥상을 수상했다.”


- 약효가 유지되는 시간이 길어 복약 편의성이 좋다던데.

“건선은 무엇보다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를 중단·포기하면 건선이 재발 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상황에 맞춰 꾸준히 관리할 수 있는 치료법 선택이 중요하다. 복약 편의성을 높인 약에 주목하는 이유다.

스텔라라는 세 달(12주)에 한 번정도만 주사를 맞으면 약효가 유지된다. 처음 투약할 때도 2회(0·4주) 정도만 된다. 처음 주사를 맞을 때는 5회, 유지치료를 할 때는 연간 4회 정도만 병원을 방문해도 된다는 의미다. 반면 초기에 개발된 다른 생물학적 제제는 약효 유지 기간이 짧아 더 자주 주사를 맞아야 한다. 만일 학업·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면 이 시기를 맞추는 것이 까다로울 수 있다. 스텔라라를 맞으면서 회사 업무에 복귀할 수 있어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 스텔라라의 건선 치료 효과는 어떤가.


“치료 유효율도 높다. 건선이 얼마나 치료됐는지를 평가하는 건선 중증도 지수(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u Index)가 12주 치료 후 PASI75를 달성하는 비율이 스텔라라 45㎎은 68%, 스텔라라 90㎎은 74%다. 다른 생물학적 제제인 에너타셉트50㎎ 57%보다 높다. 

약효가 떨어져 치료를 중단하는 비율도 낮다. 생물학적 제제의 가장 큰 한계는 약효가 서서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치료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BADBIR 연구에 따르면 스텔라라는 인플릭시맙, 에타너셉트, 아달리무맙 등 다른 생물학적 제제와 비교해 약물 생존율이 가장 높았다. 스텔라라의 1년 약물 생존율은 8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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