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열풍 이면 '디스크 내장증'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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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변형 없이 내부 피로 누적돼 통증 유발…바른자세 유지하고 걷기 운동하면 도움

직장인 최(28)모씨는 몸매를 가꾸기 위해 지난 달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요즘 부쩍 나온 배가 신경 쓰여 스쿼시와 배드민턴에 열중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파스를 붙여보고 병원에서 물리치료도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최씨는 검사 결과 '디스크 내장증' 진단을 받았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몸 만들기에 열중인 젊은 층이 많다.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야외보단 시원한 실내에서 근육 운동에 몰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몸 상태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척추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외상이나 큰 충격 없이도 무리한 운동을 하면 가벼운 충격이 누적돼 만성적인 허리통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디스크 위치는 제 자리…지속적인 내부 손상이 원인

디스크는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외부 충격을 흡수시켜 주고 완충 역할을 한다. 디스크는 젤리처럼 말랑한 수핵과 이를 감싸고 있는 섬유륜으로 구성된다.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면 수핵의 수분 함량이 감소한다. 그러면 탄력이 떨어져 수핵을 둘러싼 섬유륜에 균열이 생긴다. 이런 균열은 섬유륜을 둘러싸고 있는 감시 신경(척추동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은 보통 허리를 굽힐 때 요통과 하지통이 발생하는 반면, 디스크 내장증은 수핵이나 섬유륜 자체가 손상을 받았기 때문에 앉은 자세에서도 요통이 생긴다.

디스크 내장증은 대부분 누적 손상에서 비롯된다. 주로 배드민턴이나 스쿼시·골프·축구 등 척추 회전이 큰 운동이나 스쿼트·데드리프트 등 중량을 이용한 운동, 집안일을 할 때 받은 사소한 충격이 원인이다. 연세바른병원 하동원(신경외과) 원장은 “디스크 내장증은 눌린 신경의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며 “1개월 이상 방치 시 수핵 압력이 올라가 디스크 수축이나 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 불편이 생기면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보존치료 효과 없을 땐 내시경 이용한 비수술법 효과적

 디스크내장증은 X선 검사만으로 진단하기 어렵다. 디스크가 제자리에 있는 상태에서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상이 확인 되지 않는다. 따라서 MRI 검사를 통해 디스크 내부를 확인해 진단해야 한다.

초기에는 주사 및 약물, 보조기 착용, 운동 같은 보존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 꾸준한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땐 내시경을 통한 비수술적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디스크의 안쪽 손상이 클 경우 통증을 유발하는 병변 부위에 40~50도의 고주파 열로 디스크 압력을 줄이는 치료를 할 수 있다. 섬유륜 바깥 쪽 상처가 클 때는 레이저로 치료한다. 국소마취를 하기 때문에 내과적 문제가 있어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다.
 
누적 손상 때문에 발생한 디스크 내장증은 평소 간단한 관리만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일단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자나 바닥에 앉았을 땐 허리를 곧게 펴고 다리를 꼬지 않는다. 물건을 이동시키거나 들 때에는 양손으로 드는 것이 좋으며 무릎이 구부린 상태에서 물건을 바짝 끌어당긴 다음 들어 올려야 한다.

테니스·스쿼트 같이 몸을 비트는 운동이나 축구·농구처럼 뛰는 운동, 줄넘기처럼 허리에 충격이 가하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평지 걷기나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은 디스크 내장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유연성과 근육 강화를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 이상 꾸준히 운동하는 게 좋다. 다만 시작하기 전 허리 상태를 체크해 적절한 시간과 강도로 운동을 해야 한다. 연세바른병원 박상혁(신경외과) 원장은 "디스크 내장증은 평소에 통증이 없다가 발바닥에 돌이 낀 것처럼 아프거나 특정 자세를 취했을 때 통증이 나타났다 없어지기를 반복한다”며”근육통으로 오인하거나 만성통증으로 이어지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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