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부터 목 디스크 까지...손 끝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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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다른 ‘손 끝 이상 신호’

주부 이자영(54·가명·여)씨는 얼마 전부터 설거지를 하거나 병을 딸 때 손가락 마디에 통증을 느꼈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나타난 단순한 손 저림 증상으로 생각해 방치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목·발가락·무릎으로 통증이 심해졌다. 손가락 마디가 보기에 좋지 않을 정도로 부어서야 병원을 찾았다.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손가락은 다양한 질환이 나타나는 곳이다. 손 저림, 손가락 마디 통증, 손끝 감각이상 등 증상도 다양하다. 대부분은 잦은 사용으로 인한 근육통이다. 그러나 목 디스크, 류마티스 관절염, 심지어 뇌졸중의 전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게 좋다.


손+목·어깨 통증, 목 디스크 가능성 높아

우선 통증이나 저리는 증상이 어깨·팔·손목·손가락으로 뻗어나가는 느낌이라면 목 디스크(경추 추간판 탈출증)로 인한 통증일 가능성이 크다.

손의 신경은 목에서 뻗어 나온 가지에 해당한다. 줄기인 목에 이상이 생기면(목 디스크) 가지에 반응이 나타난다. 목 디스크 초기 증상으로 손 저림과 어깨 통증이 나타나는 이유다.

통증은 손끝에서 시작해 손, 팔, 어깨, 가슴으로 뻗어나간다. 심할 경우에는 척수의 손상을 줘 다리의 힘이 약해지거나 마비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디스크는 환자의 90%는 조기에 발견만 된다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마디+손바닥 통증, 류마티스 관절염 의심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에서 먼저 증상이 나타나는 대표 질환이다.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손가락 마디나 손목, 발가락 관절부터 통증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특히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2년 이상 방치할 경우 관절이 변형될 확률이 80%에 달한다. 한 번 변형된 관절은 다시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많은 환자가 류마티스 관절염을 동맥경화 또는 근육통 정도로 인지하고, 파스나 민간요법 등으로 통증을 버틴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 따르면 질환을 진단받는 데 평균 2년 이상 걸리는 실정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해 나타나는 통증은 손가락 중간마디와 손바닥 부위에서 주로 발생한다. 손가락 끝 마디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전신에 걸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 몸의 자가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염증 및 통증이 무릎, 팔꿈치, 발과 발목, 엉덩이 관절, 척추, 턱 관절까지 넓어진다. 심혈관계 질환, 혈관염, 폐결절, 결핵, 비장 비대 등의 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

평택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소미 과장은 “류마티스 치료제로는 스테로이드, 경구용 항류마티스제제, TNF-억제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를 주로 사용한다”며 “치료약물을 선택할 때는 그래서 관절 외 증상까지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쪽 손만 저릿한 감각, 뇌졸중 전조증상

양쪽 손이 아닌 한쪽 손과 팔, 다리 그리고 얼굴까지 찌릿찌릿한 증세가 나타났다면 허혈성 뇌혈관질환인 뇌졸중이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

뇌졸중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명성에 맞게 혈관이 90%까지 막힐 때까지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 갑자기 쓰러져 죽음에 이르거나 몸의 일부가 마비되는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이러한 뇌졸중이 보내는 몇 가지 이상 신호가 있는데 손의 마비 증세가 그 중 하나다. 뇌졸중으로 인해 나타나는 손의 저림 증세는 양쪽이 아닌 신체 한쪽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손발 저림과 동시에 얼굴이 비뚤어지거나, 한 쪽 눈이 잘 보이지 않고 말이 어눌하게 나오며, 신체 균형을 잡기가 힘들어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검진을 통해 자신이 뇌졸중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은데, 경동맥 초음파로 경동맥 혈관벽 두께를 측정해 뇌졸중 위험 정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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