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힘 빠져 물건 놓치면 뇌졸중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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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혈당 관리하고 짠맛 중독 벗어나야

 

 

증상이 없다고 병이 없는 건 아니다. 머리 속 시한폭탄인 뇌졸중(중풍)이 대표적이다. 조용히 몸집을 키우다가 어느 순간 큰 병으로 다가온다. 한 번 터지면 손 쓸틈도 없이 뇌세포를 파괴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뇌세포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뇌가 빠르게 손상된다. 이미 손상된 뇌의 미세한 상처는 회복이 힘들다.

 

실제 뇌졸중은 단일 질환 중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다. 다행히 생존해도 운동장애나 감각장애 같은 합병증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하고 일교차가 큰 시기에 발생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한방내과) 박성욱 교수는 “엄지와 검지가 마비된 듯 감각이 이상하고 한 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면 중풍이 발생할 수 있어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뇌졸중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뇌졸중은 천의 얼굴을 가진 질환이다. 갑자기 의식을 잃으면서 팔·다리가 마비되는 응급상황도 있지만 팔·다리가 저리거나 어지럼증이 심하다고 느끼는 정도까지 원인·손상정도에 따라 질병 진행 정도가 천양지차다. 요즘에는 비교적 젊은 30~40대도 운동부족과 식생활 변화로 뇌졸중이 흔하게 발생한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적절히 관리하지 않는 것도 원인이다. 뇌졸중은 위험인자가 많을수록 발생위험이 급증한다. 예를 들어 뇌졸중 발생위험이 흡연 3배, 비만 3배라고 가정하다. 뚱뚱한 흡연자는 뇌졸중 발생위험이 3곱하기 3, 즉 정상인의 9배로 급증한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위험인자를 없애는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Solution 1. 혈압·혈당 관리는 필수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이라고 진단한다.  고혈압은 뇌졸중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망막이 손상돼 시력 장애가 생기거나 신부전, 심장질환 같은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뇌졸중도 흔하다.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뇌혈관에 동맥경화가 발생해 점차 딱딱해지고 좁아지다가 어느 순간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졸중이 발생한다. 고혈압이 있으면 건강한 사람보다 뇌졸중 위험이 2~4배 높다.

 

당뇨병도 마찬가지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하면 혈액 속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가 유지된다. 혈당이 높으면 지방질 대사에 영향을 미쳐 혈관이 서서히 막히는 동맥경화를 촉진한다. 혈액이 걸쭉해져 혈액순환이 느려지면서 뇌 속 작은 혈관부터 조금식 막힌다. 뇌졸중 환자의 10%는 당뇨병 환자라는 보고도 있다. 적극적인 약물치료는 물론 식생활 개선을 통해 혈압·혈당을 정상범위로 유지·관리한다.

 

Solution 2. 뇌졸중 유발자, 담배·술은 끊기

담배·술은 뇌졸중을 재촉하는 방아쇠다. 담배는 오래 피울수록, 술은 많이 마실수록 뇌졸중에 취약하다. 니코틴은 혈관을 끊임없이 수축시키면서 뇌혈관 여기저기에 흠집을 만든다. 이렇게 생긴 흠집에 혈관 찌꺼기가 달라붙으면서 서서히 혈관을 막는다. 알코올은 동맥 특히 뇌동맥을 심하게 확장시켜 혈관을 망가뜨린다. 혈관이 딱딱해지면서 동맥경화증으로 진행하면서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만일 고혈압·당뇨병을 앓고 있는데 담배·술을 즐긴다면 뇌졸중 위험은 더 높아진다. 가능한 빨리 담배를 끊자. 1년 동안 금연하면 흡연하던 때와 비교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반으로 줄어든다. 5년 이상 금연에 성공하면 흡연하지 않는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뇌졸중 위험이 줄어든다.

 

Solution 3. 비만은 뇌졸중 조력자

비만은 뇌졸중의 숨은 조력자다. 직접적으로 유발하지는 않지만 고혈압·당뇨병 등을 유발한다. 이들 질환은 뇌졸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한의학에서도 “비인다중풍(肥人多中風)”이라 하여 비만하고 습이 많은 사람에게서 뇌졸중(중풍)이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한다. 정상 체중 유지가 중요한 이유다. 특히 허리 둘레 관리에 신경쓰는 것이 좋다. 허리둘레가 여자는 80cm, 남자는 90cm 이상인 경우엔 체중 조절을 시작해야 한다. 활동량을 늘리면서 걷기·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정기적으로 시작하자.

 

Solution 4. 짠맛 중독에서 벗어나자

한국인은 짠 맛을 사랑한다. 우리나라 사람 1명이 하루 섭취하는 나트륨은 평균 4800㎎이다. 세계보건기구 권장량인 2000㎎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이 섭취한다. 나도 모르게 짠 맛에 중독돼 있다는 것. 지나치게 짜고 자극적인 음식은 고혈압·뇌졸중 발병을 재촉한다. 조리할 때 가능한 소금을 사용하지 않고 간장·식초를 활용한다. 나트륨 배출을 돕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Solution 5. 혈관의 적 ‘스트레스’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은 수축한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오래 받으면 동맥경화증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스트레스는 뇌졸중 발병 원인의 6%를 차지한다. 성격이 급하고 경쟁심이 강하면 동맥경화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심리적 여유를 갖고 명상 이완호흡법으로 전신을 이완하면서 마음의 평안을 잃지 않도록 노력한다.

 

Solution 6. 누구도 예외는 없다

뇌졸중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전조증상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 만일 뇌졸중 위험인자가 많다면 더 그렇다. 한 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혀가 말린 듯 발음이 어눌해지면 주의해야 한다. 이런 뇌졸중 증상이 발생했다면 응급 상황이다. 뇌가 부어 오르면서 뇌압이 빠르게 올라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적절한 응급조치는 뇌 손상을 막을 수 있다.

 

[Tip] 뇌졸중의 대표적인 전조증상은?

1. 한 쪽 얼굴·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저린 느낌이 든다.
2. 갑자기 혀가 굳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발음이 어눌해졌다.
3. 한 쪽 눈이 침침해 앞이 잘 보이지 않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인다.
4. 심하게 어지러운 현기증·두통이 생겼다.
5. 손에 힘이 없어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다리가 후들거려 비틀거린 적이 있다.
6. 얼굴 한 쪽이 쏠리는 듯한 느낌이 들고 감각이 없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중풍 발생 위험 정도를 평가받고 필요시 예방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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