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대유행, 지금이라도 백신 맞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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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까지 유행 이어질 전망…A형 걸렸더라도 B형 걸릴 수 있어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예년보다 한 달 정도 일찍 유행하는 탓에 미처 예방접종을 하지 못한 환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모양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6년 제51주(12월 11~17일) 기준 독감 의심 환자는 현재 외래환자 1000명당 62명 수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특히 이번 독감은 7~18세 학령기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유행 정도가 심하다. 환자 1000명당 153명이나 된다. 한 반(30명 기준)에 이미 3~4명은 독감 증세를 보인다는 의미다. 일부 학교에선 등교 정지 혹은 조기 방학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이들의 독감 백신 접종률은 상당히 낮다. 6~11세(초등생) 56%, 12~14세(중학생) 42%, 15~18세(고등학생) 19%에 그친다. 64세 이상 노인 접종률이 80%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세종시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받고 있다. 전교생이 660명인 이 학교는 독감으로 30여명이 결석했다. 사진=중앙포토DB

 

봄까지 유행하는 독감,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

 

전문가들은 아직 독감에 걸리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한다. 백신을 맞고 항체가 형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주 내외.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이유는 독감 바이러스가 이듬해 4~5월까지 유행하기 때문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시기별로 유행하는 양상이 다르다. 크게 A형과 B형으로 나뉘는데,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A형에 걸려 독감을 한 번 앓았더라도 얼마든지 B형에 또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A형 독감이 겨울철(12월~2월)에, B형 독감이 봄철(3~5월)에 유행한다. B형 독감은 덜 치명적이지만, 전염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감 환자 10명 중 4명은 B형 독감이라고 보고돼 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예방접종을 한다고 독감을 100% 막는 건 아니지만, 높은 확률로 감염 위험을 낮춘다”며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한다면 B형 독감 확산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B형 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선 백신의 선택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백신은 A형 독감 2종(H1N1, H3N2)과 B형 독감 1종(빅토리아) 등 총 3종을 예방하는 ‘3가’ 백신이다. 나머지 1종의 B형 독감 바이러스(야마가타)는 막지 못한다.

 

이 바이러스까지 예방하는 4가 백신을 일반 병의원에서 접종할 수 있다. 가격은 3가 백신에 비해 1만원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 나타났다면 48시간 내 병원 찾아야

 

독감은 초기증상이 감기와 비슷하다. 고열, 콧물, 기침, 인후통, 관절통, 근육통, 오한 등의 증상을 보인다. 독감은 감기보다 열이 높고 오래 간다. 흔히 말하는 몸살 증상을 동반하는 점도 특징이다.

 

독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타미플루로 잘 알려진 항바이러스제는 증상이 나타난 지 48시간 내에 먹어야 효과가 나타난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증상이 완화됐다고 해도 5일 동안 먹어야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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