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암 수술 이후 뼈 강도 약해지기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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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방지 치료 부작용…골밀도 검사로는 확인 안 돼

   
 

갑상샘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재발을 막기 위해 ‘갑상샘자극호르몬 억제’ 치료를 받는다. 그런데 이 치료가 5년 이상 길어지면 뼈 강도가 약해진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흔히 ‘골다공증 검사’로 알려진 골밀도 검사로는 발견할 수 없는 것으로도 확인돼 갑상샘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문재훈·김경민·장학철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료기간이 길수록 해면질골(뼈 내부에 있는 스펀지 모양의 구조물)이 미세하게 변하고 결국 골 강도가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뼈 강도를 측정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골밀도 검사 대신 ‘해면질골 미세구조 분석법’을 사용했다. 골밀도 검사는 인체 특정 부위의 뼈의 밀도가 얼마나 높은지 평가하는 방법으로, 뼈의 질과 강도를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최근에는 보다 정확한 해면질골 미세구조 분석법이 쓰이는 추세다.

 

연구팀은 갑상샘암 수술 후 갑상샘자극호르몬 억제요법으로 치료받는 폐경 여성 273명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치료기간이 길수록 해면질골의 질이 얼마나 좋은지 나타내는 해면질골점수(Trabecular Bone Score, TBS)가 감소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치료기간이 3년 미만인 사람(62명)의 TBS는 1.335점, 3~5년인 사람(107명)은 1.320점, 5년 이상인 사람(104명)은 1.296점이었다. TBS 정상 수치(국제 기준)는 1.350점이다.

 

이 같은 결과는 환자의 나이, 체질량지수(BMI), 골밀도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갑상샘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의 강도와도 관련이 없었다. 연구팀은 치료기간과 골 강도의 연관성이 골밀도 검사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재훈 교수는 “갑상샘암 수술 후 갑상샘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이 오래 이어지면 해면질골 미세구조가 변하고 골 강도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이 규명됐다. 골 강도 약화는 기존 골밀도 검사로는 잡아낼 수 없다는 게 이번 연구의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50세 이상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폐경 후 여성이라도 갑상샘암 재발 위험도와 기저질환에 따라 갑상샘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의 기간과 강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내분비학 분야의 권위지인 ‘임상내분비대사학회지(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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