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류 전성시대다.아몬드·호두·땅콩·잣 같은 견과류가 심혈관·두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 요즘에는 견과류를 하루 적정량씩 나눠 포장·판매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아몬드를 30년 동안 아몬드를 꾸준히 섭취하면 사망률을 20% 가량 낮춰준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전 세계 아몬드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캘리포니아 아몬드를 연구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아몬드협회 연구개발 최고 책임자인 카렌 랩슬리 박사(영양학·사진)을 만나 아몬드 등 견과류의 영양학적 가치에 대해 알아봤다.
- 아몬드 같은 견과류의 영양학적·건강학적 효능이 주목받고 있는데.
“아몬드는 이전부터 혈중 콜레스테롤과 심장병 발생 위험을 낮춘다고 알려졌다. 200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아몬드가 콜레스테롤과 심장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허용하기도 했다. 아몬드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불포화 지방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런 건강효과를 좀 더 과학적으로 알 수 있는 데이터가 발표됐다. 견과류를 장기간 꾸준히 복용하면 사망률을 20%정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 『뉴잉글랜드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됐다. 30년 동안 일주일에 7일 이상, 1회 28g씩 아몬드 등 견과류 섭취와 사망률 간 상관관계를 조사한 최대 규모의 견과류 연구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남성 4만2498명, 여성 7만6464명의 식습관을 각각 24년·30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이 기간동안 2~4년을 주기로 식품섭취 빈도 변화도 조사했다. 그 결과 아몬드 등 견과류를 많이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더 날씬하고 흡연량이 적었다. 또 운동량이 많아 건강한 생활양식을 누리는 경향을 보였다.
이 외에도 암·심장질환·호흡기 질환 사망률을 낮춰 수명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견과류 섭취를 늘리면 30년 동안 체중이 증가할 확률이 낮춰 비만 방지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 견과류를 어떻게 섭취하는 것이 좋은가.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는 하루에 한 줌(30g)의 아몬드를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아몬드 갯수로는 약 23알 정도다.
아몬드는 식사 중간에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포만감을 높여 불필요한 칼로리 섭취를 줄여준다.
미국 퍼듀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견과류는 살이 찐다는 선입견과는 달리 아몬드 등의 견과류를 하루 최대 두 줌씩 섭취해도 몸무게 또는 체질량지수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몬드 내 지방은 전량이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오히려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 아몬드가 함유하고 있는 주요 영양 성분은.
“아몬드는 영양밀도가 높은 견과류다. 아몬드 한 줌(30g)에는 노화방지에 효과적인 비타민E를 포함해 칼슘·나이아신·플라보노이드 등이 풍부하다. 아몬드 한 줌에는 녹차 한 잔이나 익힌 브로콜리 반 컵에 든 것과 비슷한 양의 플라보노이드가 들어있다.
혈관을 깨끗하게 해 심장병 등 혈관질환은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아몬드는 견과류 중에서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이 가장 많은 식품이다. 단일불포화지방산은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은 높이고 몸에 혈관 벽에 기름 때를 끼게 해 벽을 두껍게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은 낮춘다.”
-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도 견과류를 섭취하면 좋을까.
“견과류를 하루 한 줌씩 꾸준히 먹으면 혈중 지질·혈당·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입증됐다.
실제 미국 로마린다 대학(Loma Linda University)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몬드 내 섬유질 및 불포화지방 등의 성분이 인슐린 민감성을 높여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제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중국 연구진의 실험 결과 매일 60g의 아몬드를 섭취한 피험자들의 전체 및 LDL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가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염 통 아몬드를 섭취할 경우 인체에 유해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반면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켜 심혈관질환과 당뇨 예방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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