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아파 밤에 울더니 낮엔 멀쩡…성장통이 뭐길래

[김선영 기자] 입력 2024.11.20 06.54

남아에게 흔하고 주로 양쪽 다리에 발생

3~12세 아동에게 특별한 이상 없이 나타나는 다리 통증을 ‘성장통’이라고 한다. 의학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성장하는 아이에게서 잘 나타나 흔히 쓰인다. 부모는 성장통의 정체를 잘 몰라 우왕좌왕하곤 한다. 대전을지대병원 소아정형외과 민재정 교수에게 성장통의 특징과 적절한 대처법을 물었다.

-성장통으로 볼 수 있는 증상은 뭔가.

“성장통은 3~12세 때 주로 종아리, 허벅지, 무릎 부위에 통증이 발생한다. 낮보다 밤에 통증이 심하다. 간혹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아이도 있다. 그러다 다음날이면 증상이 없어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잘 뛰어논다. 성장통은 주로 활동성이 많은 남아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한쪽보단 양쪽 다리에 나타난다. 증상은 한동안 없어졌다가 며칠 후 혹은 몇 개월 후에 재발하기도 한다.”

-왜 생기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성장기에 뼈와 뼈 주변 조직의 성장 속도가 달라 생긴 일종의 근육통이라고 여겨진다. 뼈가 성장하면서 뼈를 둘러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 주위 신경을 자극하는 것도 원인일 수 있다. 미처 발달이 덜 된 아이의 근육이 낮 동안 심하게 쓰이느라 피로해져 밤이면 아프다는 설도 있다.”

-성장통이 의심되면 병원에 가야 할까.
“성장통은 나이가 들면 자연히 없어지는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의 하나이므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아이의 아픔 정도가 심하고 ▶통증이 3주 이상 이어질 때 ▶통증의 강도가 점점 심해질 때 ▶한쪽 다리만 아프다고 할 때 ▶아침에 아프고 오전 내내 통증이 지속할 때 ▶다리를 주무르면 더 아프다고 할 때 ▶발열을 동반할 때 ▶통증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를 땐 반드시 소아정형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

-어떻게 치료하나.
“성장통은 통증 완화에 대한 치료만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없다. 아이가 자다가 일어나 통증을 호소한다면 보호자는 일단 침착하게 안아주는 식으로 아이를 안심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보호자가 지나치게 걱정하면 아이도 민감하게 반응해 더 불안해하고 통증이 심하다고 느낀다. 간단한 응급처치로는 다리를 주물러 주는 게 좋다. 그러면 다리의 혈액순환이 좋아져 일시적으로 아이가 시원함을 느낀다. 성장통이 아니라 뼈나 근육, 힘줄에 심각한 이상이 있다면 만지고 주무를수록 통증이 더 심해진다. 온찜질을 해주는 것도 도움된다. 많이 아파하면 진통제를 먹일 수 있으나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다.”

-통증 완화를 위해 노력할 점이 있을까.
“운동 전후 반드시 스트레칭해 근육을 풀어준다. 성장기 아이들에겐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 근육과 뼈 건강에 도움되는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식단을 구성한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편안한 신발이다. 너무 딱 맞거나 혹은 너무 커서 헐렁이는 신발은 불필요한 다리 근육의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굽이 너무 딱딱하지 않고 아이의 발과 다리가 편안할 수 있는 신발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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