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영 기자] 입력 2024.10.31 09.39
기관지·식도 누르는 종격동 종양
종격동은 가슴뼈와 척추 사이, 폐를 제외한 흉곽 내 공간이다. 이곳에는 기관지·식도·대동맥·심장 등 생명 유지에 필수인 장기들이 있다. 종격동은 앞쪽으로는 가슴뼈, 뒤쪽으로는 척추, 아래로는 횡격막으로 경계 지어진다.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이지윤 교수는 "이곳에 발생하는 종양은 특히 중장년층에서 악성, 전이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종격동 종양은 낭종(물혹), 양성 종양, 악성 종양을 모두 포함하는 용어다. 위치에 따라 전상종격동, 중종격동, 후종격동으로 나뉘는데 각 위치에서 특정한 종양이 흔히 발생한다. 전상종격동에서는 흉선종·림프종·배아세포종이 많다. 악성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중종격동에서는 심낭종·림프종·기관지성 낭종이 발생한다.
후종격동에서는 신경종·장성 낭종·기관지성 낭종이 주로 생긴다. 종격동 종양은 발생 위치에 따른 다양한 유형과 특성을 가진다. 이 교수는 "종격동 종양은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 종양이 커지면서 주변 장기를 압박하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며 "특히 악성 흉선종은 중증근무력증으로 일시적인 근력 약화와 피로가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지나 기관 압박: 기침과 호흡곤란
-식도 압박: 음식을 삼키기 어려움
-대동맥 압박: 경부 동맥이 두꺼워지고 혈류 장애로 정맥이 부어 오름
-심장 압박: 맥박 증가와 같은 심장 박동 문제
-늑간신경 압박: 늑간신경통 발생
-후두회귀신경 압박: 쉰 목소리 발생
종격동 종양이 의심되면 조영제를 사용하는 CT(컴퓨터단층촬영) 촬영으로 진단한다. 일반 비조영 CT는 진단에 한계가 있어 조영제를 사용해 종양의 위치와 형태, 음영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양이 신경이나 척수와 근접한 위치에 있으면 MRI(자기공명영상) 등 추가 검사를 고려한다. 이 교수는 "종격동 종양 치료는 수술이 기본이다. 양성일 경우에도 종양이 주변 장기를 압박하거나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어 절제를 권장한다. 흉터와 통증을 최소화하는 흉강경, 로봇 수술법이 있다"고 말했다.
악성 종양이면 종양의 성격에 따라 침 생검술이나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림프종이나 흉선암 같은 악성이면 개흉술이나 내시경 수술로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종격동 종양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조기 발견이 답이다. 최근 건강검진을 통해 흉부 X선 촬영이나 저선량 흉부 CT로 종격동 종양을 조기에 발견하는 사례가 증가한다. 이는 치료 예후 개선에 도움 준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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