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놀다 부러지고 삐끗…성장판 다쳤으면 어떡하지

[김선영 기자] 입력 2024.09.26 08.36

야외활동 잦은 가을, 소아 정형외과 질환 대처법

소아의 뼈는 성인과 크게 세 가지가 다르다. 첫째, 유연성이다. 성인 뼈가 유리처럼 단단하다면 소아 뼈는 따뜻한 곳에 잠시 놓아둔 엿가락처럼 유연하다. 대전을지대병원 소아정형외과 민재정 교수는 “소아는 가벼운 충격에도 뼈가 잘 부러질 수 있고 소아 골절은 여러 조각으로 부서지는 형태보다 대개 두 동강 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둘째, 소아 골막이 질기다. 골막은 뼈를 싸고 있는 막으로 뼈를 보호하고 뼈에 혈액을 공급한다. 성인 골막은 비닐봉지처럼 아주 얇은 데 비해 소아 골막은 가죽같이 두껍고 질기다. 골절되더라도 골막의 보호로 심하게 어긋나는 경우가 흔하진 않다. 셋째, 소아 뼈는 계속 자란다. 소아의 뼈 양쪽 끝에는 성장판이 하나씩 있다. 성장판은 사춘기 무렵 점차 사라진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 정렬만 되면 성장하면서 정상에 가깝게 재형성이 일어난다. 부러져도 수술 대신 깁스 치료만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많은 이유다.
 
팔 탈구되면 응급실 찾아 관절 맞춰야

3세 미만 소아에선 팔 빠짐(탈구) 사고가 흔하다. 어리면 증상을 스스로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보통 팔을 움직이기 싫어하는 것으로 대신 표현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팔이 빠지면 팔을 들어 올릴 수 없는 데다 엄청난 통증을 느껴서다. 외관상으론 한쪽 어깨가 내려가 있고 축 처져 보일 수 있다.


이땐 가까운 응급실을 찾아 탈구된 관절을 다시 맞춰야 한다. 맞추고 나면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이 고통 없이 자연스러워진다. 민 교수는 “만약 아이가 하루 이상 통증을 계속 느끼거나 여전히 팔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보인다면 관절이 완전히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았거나 골절 같은 다른 문제가 생겼을 수 있으므로 이른 시일 내에 다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은 염좌라고 불리는 발목 삠 사고를 자주 경험한다. 체중이 늘고 체육 활동의 강도가 이전보다 격해지면서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발목 염좌가 생겼을 땐 보통 깁스 치료를 하거나 발목 보호대를 착용한다. 중요한 건 지속성이다. 반드시 4주 이상 발목을 고정해줘야 한다. 민 교수는 “발목을 잘 고정해줘야 인대가 늘어나지 않고 정상적으로 아물 수 있다”며 “만약 인대가 늘어난 채 아물면 툭하면 삐고 넘어지는 만성 재발성 염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장판 골절 5%가량 영구적인 성장 장애 발생 

때론 야외활동 중에 성장판 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성장판이 골절됐다고 해서 무조건 후유증이 남는 건 아니다. 3분의 2는 후유증이 없다. 성장 장애가 발생해 좌우 비대칭을 보인다고 해도 심하지 않으면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기도 한다. 그러나 약 5~10%에선 영구적인 성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성장판이 손상되면 ‘골교’라고 하는 딱딱한 골조직이 성장을 방해한다. 뼈가 똑바로 자라지 못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휘거나 짧아지는 정도가 커진다.


이런 경우 골교를 제거하고 연골세포나 지방을 이식하는 골교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민 교수는 “다리뼈는 성장이 완료된 후 2㎝ 이상의 차이를 보이면 길이를 맞춰주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성장판 손상 시엔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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