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말벌 급증…벌초 가서 벌 쏘였다면 이렇게

[김선영 기자] 입력 2024.09.06 08.40

별다른 증상 없더라도 쇼크 대비해 진료받아야

올해 이상고온과 길어진 폭염의 영향으로 말벌 개체군이 급증하면서 벌 쏘임 사고가 늘었다.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벌에 쏘여 목숨을 잃은 사람만 12명(9월 3일 기준)이다. 벌 쏘임 사고가 가장 많은 달은 8~9월이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거나 성묘를 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양희범 교수의 도움말로 올바른 벌 쏘임 사고 응급처치법을 알아봤다.


가을이 되면 추석을 앞두고 가족, 친지와 벌초·성묘를 하기 위해 산을 찾는다. 벌초 과정에서 미처 벌집을 보지 못하고 건드리면 순식간에 벌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일반 벌에 쏘일 경우 보통 쏘인 부위에 통증, 부기,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대부분 1~2일이면 증상이 사라진다.

중요한 것은 알레르기 반응이다. 벌독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일반 벌에 쏘이더라도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 피부가 창백해지고 땀이 나며 두드러기·설사가 생기거나 호흡곤란과 혀·목이 붓는 식이다. 이른바 아나필락시스 쇼크다.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심한 경우 1시간 이내에 사망하기도 한다. 양 교수는 “벌독 알레르기 여부를 미리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벌에 쏘였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과민성 쇼크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꼭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처 부위 꽉 묶으면 괴사 위험
뱀에 물리면 독이 전신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끈·수건으로 상처 부위 주변을 묶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응급실을 찾는 환자 중에선 상처 부위 위아래를 천이나 케이블타이, 철사로 겹겹이 묶거나 감아서 오는 사례가 있다. 양 교수는 “상처 주변 부위를 너무 꽉 묶으면 오히려 혈액순환을 방해해 심한 부종이 생길 수 있다”며 “압력이 강한 가는 철사나 케이블타이를 이용할 경우 혈액의 흐름을 막아 상처 아랫부위가 괴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바른 방법은 따로 있다. 물린 부위 5~10㎝ 윗부분을 끈·수건을 이용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여유 있게 묶는다. 동맥피는 일정량 흐르게 하면서 정맥피가 되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흥분을 가라앉히는 것도 중요하다. 양 교수는 “미지근한 물로 닦아낸 뒤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상태로 절대 뛰지 말고 가까운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흥분해 심장이 빨리 뛰면 독이 더 빠르게 퍼진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