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준비하는 어머니 허리 통증, 척추관협착증 아닐까

[최봉춘 원장] 입력 2024.09.02 09.37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최봉춘 원장

추석 명절의 고향 방문은 반가운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뜻깊은 시간이다. 추억이 담긴 어머니 음식을 배불리 먹고 늦은 밤까지 가족만의 오락을 즐긴다. 다만 나이 드신 어머니 입장에선 연중 가장 큰 행사라 힘들게 장을 봐야 하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장시간 허리를 굽힌 채 전을 부치고 송편을 빚으며 직접 무거운 그릇을 옮기다 보면 원래 좋지 않았던 허리 상태가 더욱 나빠지기 마련이다.


허리 근력이 부족한 60대 이상 여성은 그 무리한 활동으로 요추 염좌나 척추관협착증이 심해질 수 있다. 골다공증이 있는 상태에서 자칫 넘어질 경우 척추압박골절도 우려된다. 실제로 추석 연휴가 지나면 허리가 아픈 여성 어르신 환자가 증가한다. 며칠 동안 파스를 붙이고 참아봤지만 통증이 줄지 않자 내원한 것이다.

그중에 상당수는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는다. 이미 폐경과 호르몬 변화, 근육 감소가 뚜렷한데 며칠간 허리에 부담이 가중되니 결국은 탈이 난다. 척추관이 갈수록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관협착증은 유독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걷다 쉬다를 반복하는 등 삶의 질을 크게 저하한다.

따라서 이번 추석 연휴는 고령의 부모님이 애쓰지 않도록 미리 계획을 세우고 가족이 모이는 귀중한 시간엔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꼭 살펴보라고 당부드린다. 나이 든 부모님이 아픈 곳을 숨기더라도 신체를 주물러 드리면서 반응을 보던가, 몸에 붙어있는 파스 냄새로 불편한 곳을 찾아낼 수 있겠다.

또한 부모님이 병원에 가는 것을 꺼리는 것은 혹시라도 수술을 받게 될까 봐 미리 겁을 내는 속내가 많다. 하지만 최근엔 마취하고 수술하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일단 부모님의 마음을 안심시켜 드리길 바란다.

현재 허리 수술 환자 비율은 10% 미만이며 아무리 중증이라도 새로 개발된 다양한 시술로 좋은 치료 효과를 보고 있다. 예를 들어 급성 통증은 물리 치료와 신경 치료를 병행하고 만성 통증은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꼬리뼈내시경술, 황색인대제거술 등 최신 시술을 적용한다.

이중 상태가 심각하거나 협착 부위가 두 군데 이상일 땐 황색인대제거술을 시행한다. 황색인대는 허리뼈 뒤에서 척추를 지탱하는 노란색 인대인데, 이것이 두꺼워져 신경을 누르면 통증이 나타난다. 시술 방법은 환부에 작은 구멍(9㎜)을 내고 내시경을 넣어 비대한 부분만 제거한다. 이는 부분 마취 후 최소침습과 몸의 손상이 거의 없어 회복이 빠르다. 그 결과 심장 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 전신 질환자나 고령 환자에게도 안전한 시술이다. 입원 기간도 2~3일이면 충분하다.

이렇듯 중등도 이상의 환자도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치료하며 환자 부담을 줄인다. 척추관협착증이라도 최소침습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 평생 수술 걱정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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