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가족력 있으면 대장내시경 얼마 간격으로 받아야 할까

[신영경 기자] 입력 2024.09.02 08.57

[이럴 땐 이 병원] 〈115〉검사에 대한 충분한 상담이 이뤄지는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궁금증

40대 남성입니다. 평소 복통과 설사가 잦고 대장암 가족력이 있어서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근데 내시경 검사를 자주 받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대장내시경을 얼마 주기로 받는 게 적절한지, 내시경에서 용종이 발견된다면 제거술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의사의 한 마디
: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현건 교수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꼽힙니다. 대장암으로 커질 만한 병변을 내시경을 통해 미리 없앨 수 있기 때문이죠. 대장 샘종이라는 조직으로 구성된 대장 용종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장내시경을 받을 수 있는 접근성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검진센터가 많고 의료수가가 저렴해 누구나 쉽게 대장내시경을 받을 수 있어요. 


대장내시경을 하는 목적은 대장암 진단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대장암 진단 검사는 오히려 내시경보다 대변 검사가 더 적절해요. 대변 검사가 대장암 진단에 주로 이용되는 것이라면,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예방을 위한 검사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합니다. 대장암의 경우 95% 이상이 샘종이라는 대장 용종에서 기원합니다. 이 때문에 대장내시경을 시행함으로써 대장 샘종을 발견하고 제거술을 받는 게 효과적이죠.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대장 용종 절제술은 통전(通電)을 통해 시행하는 고온절제술입니다. 올가미 또는 겸자를 이용해 용종을 포획한 다음 전류를 이용해 절제하는 식이죠. 하지만 고온절제술은 출혈·장 천공·점막 화상에 따른 염증인 '용종절제후증후군'과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큽니다. 절제 시 대장 용종 주변의 정상 점막이 화상을 입게 되기 때문이죠.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저온올가미제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온올가미제거술은 저온절제술의 한 종류로, 전류 통전 없이 두께가 얇은 올가미를 이용해 기계적으로 용종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합병증 발생률을 현저히 낮춰주는 게 특징이죠. 이로 인한 의료비용 절감 효과가 있고 용종 절제 후 합병증 예방을 위한 입원 치료가 불필요합니다. 

대장암으로 성장하는 대장 샘종의 위험 인자는 다양합니다. 주요한 위험 인자는 ▶유전적인 원인으로 인한 대장암 가족력 ▶가족성 대장용종증 ▶만성 염증성 장 질환 등입니다. 아울러 음주, 흡연, 비만, 당뇨, 육류 과다 섭취도 주요 위험 인자로 잘 알려져 있죠. 대장내시경 검사는 50세 이상부터 5년마다 받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족력과 생활 습관, 대장 용종 과거력 등 환자에 따라 권고 주기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검진 간격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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