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담낭염·담낭암, 낯선 담낭 질환 정확하게 알고 치료해야

[신영경 기자] 입력 2024.08.30 08.32

진단 늦어지면 패혈증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담낭은 간 아래 위치하며 흔히 쓸개라고도 불린다. 담즙을 농축·저장한 뒤 십이지장으로 분비해 지방의 소화와 흡수를 돕는 장기다. 하지만 어떤 요인으로 담즙 성분 비율이 변화해 서로 뭉치고 응고되면 담석이 발생한다. 고령, 비만, 임신, 경구피임제 복용, 장기간 금식, 심한 다이어트, 대사성 질환이 요주의 대상이다. 담석은 담낭 점막에 염증을 유발해 담낭염을 부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한 번 담낭염 진단되면 절제술 불가피
담낭염에 걸리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명치 부분 또는 오른쪽 윗배 통증과 고열, 오한, 메스꺼움, 구토 등이 대표적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신일상 교수는 “담낭염 환자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증 환자라 하더라도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심하면 패혈증까지 진행해 중환자실에 입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담낭염 진단은 복부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담낭염으로 진단되면 먼저 항생제 치료와 금식, 수액 보충 등 내과적 치료로 염증을 가라앉힌 뒤 외과적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담낭염을 수술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추후 재발 위험이 커진다. 신 교수는 “담낭절제술을 한 후에도 담즙이 배액되므로 소화 기능엔 거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개복하지 않고 흉터 없이 출혈·통증이 적은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로 담낭 절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담낭암 소리 없이 찾아와 건강 위협
담낭에 생기는 종양인 담낭암은 국내 암 발생률 8위를 차지한다. 5년 생존율이 26.7%로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담낭암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담석증, 췌담관의 합류 이상, 석회화 담낭 등이 있다. 문제는 담낭암 초기엔 뚜렷한 증상이 없는 데다 암세포 전이가 빨라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점이다. 담낭 벽은 1~2mm로 매우 얇아 암이 쉽게 주변 장기로 퍼질 수 있다. 대부분 병기가 진행된 상태로 발견된다. 

수술 범위는 다양하다. 담낭 벽의 침윤 정도에 따라 단순 담낭절제술부터 담낭·간 절제·림프절 곽청술까지 이뤄진다. 항암 치료도 병행해야 할 수 있다. 담낭암은 발견 시기에 따라 생존율이 크게 달라지는 암이다.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 교수는 “실제로 수술이 가능한 담낭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복부 팽만감, 소화 장애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날 때라도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낭 질환을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과 건강 검진에 신경써야 한다. 균형 잡힌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건 기본이다. 3~4가지 반찬을 골고루 먹는 한식 식단과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 과일, 기름기 적은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을 포함한 식단이 권고된다. 폭음과 폭식 등 불규칙한 식습관은 지양해야 한다.

카페인, 탄산음료, 지방이 많은 육류, 튀긴 음식은 가급적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생활 습관 교정과 함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건강 검진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신 교수는 “단순한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기계 이상 증상이 나타날 때도 적극적인 진료와 검사를 통해 원인을 감별해 내고 바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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