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부터 혈관 질환까지…혈액 검사로 챙길 수 있는 건강
[김선영 기자] 입력 2024.08.29 08.27
혈액은 사람 몸무게의 7~8%가량 차지한다. 55%의 혈장과 45%의 혈구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혈액은 혈관을 통해 흐르면서 여러 장기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또 감염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항체나 세포를 전달하고 출혈이 발생하면 혈액을 응고시켜 출혈을 방지한다.
혈액에는 개인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정보도 담겼다. 혈액 검사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으며 감염 진단, 영양 상태 평가, 장기 기능 평가, 약물 효과나 부작용도 알 수 있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윤영숙 교수 “혈액 검사는 크게 일반 혈액 검사와 생화학 검사, 면역 검사가 있다”며 “혈액 검사로 얻은 결과를 해석함으로써 다양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진단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의 도움말로 혈액 검사로 알 수 있는 의심 질환을 정리했다.
1. 일반 혈액 검사
일반 혈액검사는 혈구 성분(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의 개수와 크기, 분포의 특징을 분석한다. 빈혈이나 염증, 백혈병과 같은 여러 가지 골수 질환 정보를 알 수 있다. 감기나 장염 같은 감염증이 있으면 일시적으로 백혈구가 증가할 수 있다. 별문제가 없어도 백혈구가 정상보다 다소 낮게 나오는 경우도 흔하다. 이땐 추적 검사로 재확인해야 한다. 빈혈은 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가 보통 남성 성인은 13g/dL 미만, 여성 성인은 12g/dL 미만으로 낮아져 산소 운반 능력이 감소한 상태를 의미한다.
2. 지질 검사
혈중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주로 측정한다. 동맥경화증이나 허혈성 심장 질환, 뇌졸중의 중요한 위험 인자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dL 이상이면 이상지질혈증 진단이 가능하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중 지질 성분의 함량이 정상 이상으로 증가해 있는 상태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선 검사 전날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나 음주는 피해야 한다.
3.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
공복 혈당이 126㎎/dL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공복 혈당이 100~125㎎/dL이거나 당화혈색소가 5.7~6.4%이면 당뇨병 전 단계로 추후 당뇨병으로 진단될 위험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4. 간 기능 검사
간은 대사 작용, 해독, 분해, 합성, 분비를 담당하는 가장 크고 중요한 장기다. 해독 과정 중 간세포가 손상되기 쉽고 이에 따른 알코올성·바이러스성·약물성·독성 간 질환이 발생한다. 간 기능 검사는 간의 이상 유무를 의심하는 첫 단계 검사다. 간 질환 진단은 간 기능 검사뿐만 아니라 병력, 문진, 진찰 소견, 간염 바이러스 표지자 검사, 간 초음파, CT 검사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 이뤄진다. 빌리루빈은 황달이 발생할 정도의 심한 간 질환에서 증가하나 검진을 위해 금식할 경우 일시적으로 빌리루빈의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
5. 간염 검사
우리나라 만성 간 질환의 상당 부분이 B·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다.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는지 알 수 있는 혈액 검사를 ‘간염 바이러스 표지자 검사’라고 한다. B형 간염 S항원이 양성이면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됐음을 의미한다. C형 간염 항체가 양성일 경우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을 의미하지만, 위양성일 수 있으므로 양성일 경우 정밀 검사로 확인한다.
6. 요산 검사
요산은 퓨린이란 물질이 분해돼 생성되는 대사 산물이다. 대부분 혈액을 통해 신장으로 이동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과음이나 비만, 육류 섭취로 수치가 증가할 수 있으며 높을 경우 통풍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통풍 발작 없이 요산 수치가 단독으로 증가했다면 일반적으로 약물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고요산혈증은 신장 질환,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생활습관을 관리해야 한다.
7. 전해질 검사
전해질이란 물에 녹아 전하를 띠는 물질을 말하며 체액에 존재하는 모든 이온이 포함된다. 전해질은 체액량 조절, 산염기 균형 유지, 신체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보통 나트륨, 칼륨, 염소, 칼슘, 인 등의 전해질 검사가 건강 검진에 포함돼 있다. 전해질 불균형은 신장, 내분비 기관, 심장 질환, 약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8. 갑상샘 기능 검사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모양 장기인 갑상샘은 호르몬을 만들어 신체 에너지 대사, 성장, 발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혈액으로 갑상샘 호르몬(free T4)과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샘 자극 호르몬(TSH)을 측정한다. 결과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갑상샘기능저하증, 갑상샘기능항진증, 갑상샘염 등 갑상샘 질환을 감별할 수 있다.
9. 신장 기능 검사
신장은 요를 만드는 장기로 신체의 체액과 혈압 조절, 노폐물 배설, 조혈, 신진대사 기능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신장 기능이 저하하면 배설 기능이 떨어져 혈중 요소질소(BUN), 크레아티닌(Creatinine) 수치가 올라간다. 다만 탈수 때문에 혈중 요소질소, 크레아티닌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10. 종양 표지자 검사
종양 표지자 검사는 정상 세포에선 발견되지 않거나 미량으로 존재하는 물질이지만, 암세포에서 과다하게 생성되거나 방출돼 체액 내 농도가 높아지는 물질을 측정하는 검사다. 종양 표지자는 암의 종류, 병기, 진행 정도, 치료 반응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암인데 종양표지자 수치가 정상일 수 있고 암이 없는 데도 수치가 높을 수 있으므로 다른 암 선별검사와 함께 시행하는 것이 좋다.
11. 면역 혈청 검사
매독, 후천성 면역 결핍증 바이러스 등의 감염 여부를 판정하는 검사다.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실제 감염이 아닌데 감염인 것처럼 결과가 나오는 위양성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양성일 경우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상담을 통해 추가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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