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보다 귀 작은 소이증 환자, 재건 수술 적기는 언제?
[신영경 기자] 입력 2024.08.26 08.47
[이럴 땐 이 병원] 〈114〉협진 통해 기능적 치료까지 이뤄지는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11살 딸이 선천적으로 소이증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귀 모양이 또래 친구보다 작고 청력 손실도 심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얼마 전 귀 재건 수술을 받고 어느 정도 일상을 회복했어요. 귀 재건 수술의 적절한 시기나 방법을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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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한 마디
: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박호진 교수
소이증은 선천적으로 외이가 발달하지 않은 질환입니다. 귀의 크기가 정상보다 작거나 없어 귀 모양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경우, 귀에 기능적 문제가 생겨 청력 손실이 발생한 경우 등 여러 형태로 발병하죠. 대부분 한쪽 귀에서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전체 환자의 5%는 양쪽 귀에서 문제를 경험합니다.
귀의 모양만 없는 경우 재건 수술을 통해 치료합니다.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방법은 가슴 연골을 떼어 귀 모양으로 조각하고 결손 부위에 이식해 귀를 만드는 것입니다. 귀 재건 수술은 귀의 크기가 성인의 80%에 도달하는 8~10세 이후에 수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연골을 사용한 재건이라면 10~12세로 수술 시기가 더 늦어집니다.
청력 손실을 동반한 소이증은 여러 진료과의 협진이 필요합니다. 외이도 성형술을 통해 막힌 외이도를 열거나 골전도 보청기 이식술이 시행돼야 합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적합한 수술법을 선택해요. 청각 재건 수술과 지속적인 청각 재활을 통해 청력을 개선해야 합니다.
소이증은 다각적 접근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가 부족해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무리한 재건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생아 시기 교정기를 착용하지 못해 경미한 귀기형을 치료하지 못한 사례도 있고요.
고려대 안암병원 귀성형연구센터에서 운영하는 귀 재건 클리닉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귀 재건 수술 시기가 된 10~12세 이후의 환자뿐 아니라 신생아, 소아 등 아직 수술 시기가 되지 않은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행합니다. 이를 통해 안전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어요.
고려대 안암병원은 2006년 대학병원 내 최초로 귀성형연구센터를 개설했습니다. 소이증, 귀기형, 외상성 귀 손상 환자 치료 분야를 이끌어온 셈이죠. 국내 최초로 반안면 왜소증을 동반한 소이증 환자의 혈관 변이 규칙성을 찾아 수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인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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