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진행시키는 유전자서 DNA 복구 기능 발견

[김선영 기자] 입력 2024.08.14 09.54

의정부을지대병원·UNIST·한림대 공동 연구팀, REXO5 단백질 역할 밝혀

국내 연구진이 만성골수성백혈병의 발생·진행과 관련한 유전자에서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기능을 발견했다. 향후 이를 조절하는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 연구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김홍태 교수 연구팀, 한림대 생명과학과 김재진 박사 연구팀은 5년간 60명의 급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검체에서 추출한 REXO5(RNA Exonuclease 5)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DNA 손상에 미치는 영향과 백혈병 유발 여부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REXO5 단백질이 고갈되면 손상된 DNA에 RNA가 붙는 고리 모양의 R-LOOP 구조에 따라 유전체의 불안정성이 증가했다. 또 정상 세포와 비교해 복제에 관여하는 S기가 감소하고 세포 성장이 크게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REXO5가 DNA 손상을 복구하는 기능을 가졌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REXO5 단백질이 R-loop의 RNA 가닥에 결합해 DNA 손상 부위로 이동한 후 핵산분해효소 부위를 통해 R-loop의 RNA 가닥을 분해하고 R-loop이 해체되면서 DNA 손상 유전체를 복구했다. 또한 REXO5 단백질이 고갈되면 세포 성장이 억제됐다. 비정상적인 만성골수성백혈병 세포 성장을 촉진하는데 REXO5가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RNA 처리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REXO5 단백질의 새로운 기능을 찾아낸 것으로, 백혈병의 발병과 DNA 손상 반응의 연관성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REXO5 단백질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만성기로부터 급성기 진행을 늦추거나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홍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혈액암에서 새롭게 발견된 REXO5의 분자적 기능이 세밀하게 밝혀졌다”며 “DNA 손상 반응을 특징으로 하는 백혈병 제어 전략의 기초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30일 국제학술지인 ‘루케미아’(Leukemia)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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