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 결정짓는 목소리, 변화 생기면 염증·신경 문제 의심

[이민영 기자] 입력 2024.08.09 09.06

음성 질환은 기능 회복이 목표, 너무 높거나 낮은 발성도 악영향

목소리는 당신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UCLA 심리학과 명예교수 앨버트 메라비언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과의 첫 만남에서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는 이미지(목소리와 표정 등)가 93%, 말의 내용은 7%라고 한다. 특히 전화 대화에서는 목소리가 82%의 영향을 미친다. 

중요한 소통의 도구인 목소리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목소리에 변화가 생기면 많은 사람이 '잠깐 지나가겠지' 하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음성 질환을 방치하면 더 큰 문제로 발전한다. 이 분야 전문가인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남인철 교수의 도움말로 음성 질환 예방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보존 치료에서부터 보톡스·수술 등 다양 

음성 질환의 원인은 다양하다. 흡연이나 목감기로 인한 성대 점막 염증, 인후두 역류 질환, 과도한 음성 사용으로 인한 성대 결절이나 폴립, 신경 문제로 인한 발성 장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성대가 마비돼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면 갑상샘암이나 폐암이 원인이기도 하다. 

음성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려면 성대 후두경 검사와 음성 음향 검사가 필요하다. 성대 후두경 검사는 성대의 구조를 직접 관찰한다. 음성 음향 검사는 음성 상태를 컴퓨터로 분석해 발성 기능을 평가한다.

음성 질환 치료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로 음성 치료는 성대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비침습적 치료다. 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하며 한 달 정도 소요된다. 성대 결절 등은 음성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인다. 

둘째로 성대에 약물이나 보톡스 주사를 놓는 치료다. 병변을 제거하거나 성대의 과도한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 준다. 

세 번째로 수술이다. 음성 치료나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으면 수술적 방법을 고려한다. 성대 폴립이나 후두암 등이 대상이다.
 

식사 후 바로 눕지 않아야

평소엔 목소리를 보호해 음성 질환을 예방하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 큰 소리나 높은 목소리는 성대에 부담을 준다. 너무 낮은 소리로 말하는 것도 성대에 좋지 않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목을 보호한다. 카페인이나 항히스타민제는 목을 건조하게 한다. 흡연은  후두암을 유발하는 인자다. 피해야 한다. 

식사 후 자세도 관련 있다.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을 피하고, 배가 꽉 조이는 옷은 입지 않는 게 좋다. 역류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 음성을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직업군이면 정기적으로 후두 검진이나 음성 교육을 받는 게 좋다. 

남인철 교수는 “목소리의 변화를 무시하지 말고, 초기에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음성 치료는 단순히 좋은 목소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음성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긍정적인 마인드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는 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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