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운동 보존적 치료에도 무릎 통증 심하면 인공관절 수술 고려해야

[권선미 기자] 입력 2024.08.06 08.38

[닥터스 픽] 〈129〉 무릎 인공관절 로봇 수술

아플 땐 누구나 막막합니다. 어느 병원, 어느 진료과를 찾아가야 하는지, 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치료법이 좋은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갔을 뿐인데 이런저런 치료법을 소개하며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주변 지인의 말을 들어도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알아두면 쓸모있는 의학 상식과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의 진심어린 조언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Q. 무릎 관절염으로 통증이 심한 60대 여성입니다. 무릎 통증으로 약을 먹고 운동을 해왔는데 최근 무릎을 굽히고 펼 때마다 쿡쿡 쑤시는 통증이 너무 심해졌습니다. 발을 디딜 때마다 무릎이 아파 산책·장보기 같은 바깥 활동 조차 어려울 정도 입니다. 병원에서 다시 X-레이 검사를 받았는데 무릎 관절염 말기로 상태가 진행됐고,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합니다. 무릎 관절염이 있기는 했지만, 병원을 다니면서 비교적 잘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수술이 필요하다는 말에 무섭고 걱정이 앞섭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나서도 다시 잘 걸을 수 있을까요?

영남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김기범 교수의 조언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치료 시점이 중요합니다. 퇴행성 관절염이 악화하면서 무릎 통증으로 덜 움직이면서 신체 활동량이 줄면 자연히 전신 상태가 나빠집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덜 움직이면서 하체 근육도 약해져 무릎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이 부르는 연쇄 작용입니다. 

퇴행성 질환인 무릎 관절염은 질병의 진행 정도, 체감하는 통증 강도, 전신 상태, 한국인 평균 수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여부를 결정합니다. 현재 60대라고 하셨는데 말기 퇴행성 관절염으로 일상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구부리고 펴는 무릎 기능을 회복을 돕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릎 통증을 70~80세까지 참으며 버티기보다는 인공관절 수술을 시도하는 것이 통증을 없애면서 독립적 일상을 유지하는 등 삶의 질을 높여 전신 건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인공관절 수술이 두렵다고 미루면 퇴행성인 무릎 관절염이 계속 진행하면서 통증이 더 심해지고 무릎 주변 근육, 인대, 힘줄 등 연부 조직까지 변형됩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난도가 높아지면서 어렵고 복잡해지고 수술 후 경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간 통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정형외과 무릎 전문 의료진과 상담 후 본인에게 맞는 치료 방법과 수술 시기 등을 결정할 것을 권합니다.

무릎 관절염은 신체 관절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지면서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의 손상 혹은 퇴행적 변화로 인해 관절 부위에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반복적인 동작이나 노화 등으로 관절에 퇴행적 변화 등이 발생합니다. 발병 초기부터 치료를 통해 관절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변형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는 진통·소염제 등 약물치료에 운동, 자세 교정 등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경우에 따라 히알루론산 주사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같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호전이 없거나 관절 통증·변형 등으로 일상이 어렵다면 인공관절 수술 등 외과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연골·뼈 등을 절제하고 금속으로 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입니다. 최근엔 3D프린팅 기술 등으로 특수 가공처리한 인공관절 기구로 골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뼈에 삽입해 인공관절을 고정하는 무시멘트 인공관절의 잠재력에 주목합니다. 미국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무시멘트 인공관절 수술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최근 10년 동안 전체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서 무시멘트 방식을 사용하는 빈도가 10배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은 연부 조직 변형이 심한 말기 퇴행성 관절염 단계에서 주로 수술합니다. 고령에다 골다공증 등으로 무릎 뼈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존재합니다. 이 때는 인공관절의 고정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인체에 무해한 골시멘트가 필요합니다. 골시멘트 방식으로 고정하면 수술 초기엔 강력한 고정 효과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의 뼈가 마모되고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 등으로 인공관절 결합력이 약해지는 해리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시멘트가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미세 파편으로 관절 부위에 염증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기억해야 할 점은 골시멘트를 사용하지 않는 무시멘트 방식으로 인공관절을 고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무릎의 뼈 상태가 건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무릎 뼈 상태가 좋으면 무릎 주변 근육·인대·힘줄 등 연부 조직 변형도 덜해 무릎 인공관절 수술 시 무릎 관절의 안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후방 십자인대 유지에도 유리합니다. 무릎관절을 인공으로 대체하더라도 원래 사람 무릎에 있던 관절보다는 나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무릎관절 주변의 뼈든, 인대든, 연골이든 살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살리는 최소침습적 수술이 바람직합니다. 요즘엔 무릎관절의 상태가 예전보다 나아진데다 정교한 골 절제 등으로 세밀한 수술이 가능한 무릎 인공관절 로봇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 시 후방 십자인대를 보존하는 비율이 늘고 있습니다. 

무릎 인공관절은 로봇 수술을 활발하게 적용하는 분야입니다. 로봇은 정교한 기계적 절삭으로 손상된 부위만 제거하는 초정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로봇으로 무릎뼈를 3차원 영상으로 시각화·수치화해 개인의 무릎 상태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위아래 무릎 뼈나 근육·인대 등도 개인화해 정밀하게 절삭 가능합니다. 무릎뼈 절삭 정확도가 높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엉덩이·무릎·발목으로 이어지는 하체 중심축의 균형을 맞추면서 개별 환자에게 적합한 정렬을 찾는 데도 유리합니다. 최소침습적 수술로 출혈이 적어 회복이 빠릅니다. 

무릎 인공관절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최적의 인공관절 수술법이 달라집니다. 다만 나이가 비교적 젊고 무릎관절의 변형이 심하지 않다면 똑같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라도 인공관절 고정력을 높이기 위해 골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생체역학적으로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무릎 운동성 복원에 유리한 후방십자인대도 보존하는 방식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후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꾸준한 재활 치료로 무릎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으로 무릎 가동 범위를 늘릴 수 있습니다. 또 인공관절 수명을 늘리기 위해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과격한 운동 등 무릎에 과도한 부하를 줄 수 있는 행동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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