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괴로운 관절염 환자, 장마로 무릎 통증 악화

[권선미 기자] 입력 2024.07.24 13.19

히알루론산 주사, 말기 환자엔 큰 효과 없어

여름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가장 괴로운 시기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장마철에는 기압·습도 등 기상학적 변화로 관절 내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무릎 통증이 심해진다. 주변 신경이 자극을 받아 욱신거리는 통증이 악화할 수 있다. 비가 내리지 않아도 문제다. 날이 덥다고 켠 에어컨 등 찬 바람이 무릎에 직접 닿으면 관절 주변 근육·인대가 수축해 통증에 예민해진다.

무릎이 욱신거리고 쑤실 때 따뜻한 수건으로 무릎을 온찜질 하거나 반신욕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 연세본병원 박영식 병원장은 “온찜질로 무릎을 따뜻하게 해주면 관절의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서 근육이 이완된다”고 말했다. 반신욕 물 온도는 30도 정도가 적당하다. 물 안에서 관절염이 있는 부위를 굽혔다 펴면서 움직이면 운동과 찜질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적정 온도·습도 유지도 필요하다. 관절은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날씨는 바꿀 수 없지만 실내 온도·습도를 조절해 관절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우선 실내외 온도 차는 5도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냉방 장치 온도를 조절한다. 에어컨 바람이 센 곳에서는 무릎 담요를 덮어 아픈 관절 부위에 찬바람이 직접 닿지 않게 하면 좋다. 습도가 높으면 관절 통증이 심해지므로 실내 습도는 50% 내외로 유지한다.


관절 손상 심할 땐 적극적으로 치료 받아야
이미 관절 손상이 심한 상태라면 생활 교정만으로는 통증이 잘 낫지 않는다. 병원에서 약물·물리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상황에 따라 주사 치료나 관절내시경 치료 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주사 치료로 흔하게 쓰이는 약은 히알루론산이다. 일종의 관절 영양제로 관절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 통증을 줄인다.

다만 이 치료는 퇴행성 관절염 말기 환자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 약이나 주사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 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찍어 관절염 정도를 파악하고 동시에 다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한다. 박 병원장은 “연골이 사라져 뼈와 뼈가 완전히 붙은 퇴행성 관절염 말기에는 최후의 방법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지만, 최근에는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로 인공관절 수술 시점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는 환자의 장골능(골반뼈 근처)에서 자가 골수를 채취해 원심분리기로 줄기세포를 분리·농축시켜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치료법이다. 줄기세포가 연골 재생을 도와 무릎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국소 마취 후 실시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다.

치료 직후에는 통증이 있어서 하루 정도 입원이 필요하지만, 걷거나 움직이는 것은 곧바로 가능하다. 박 병원장은 “기존 약물 주사 대비 통증 완화나 연골 재생 효과가 높고 부작용 위험은 낮다”며 “다만 정확한 부위에 주사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고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시술인 만큼 의료진의 경험과 병원 시설을 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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