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실명 질환’ 녹내장, 이런 사람 특히 주의

[하지수 기자] 입력 2024.04.01 09.54

부모나 형제 녹내장 있다면 발생 위험 커져

녹내장은 안압 상승 혹은 혈액 순환 장애 등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 결손과 시력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당뇨망막병증·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불린다. 그만큼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영국 교수와 녹내장의 주요 원인과 치료법을 짚어 봤다.
  

심한 고도 근시, 녹내장 유발 가능성

녹내장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안압 상승이다. 눈 안에는 방수라는 액체가 가득 차 있는데 이는 섬유주라는 부분으로 빠져나가 순환한다. 방수 유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안압이 상승하면서 녹내장이 발생하게 된다. 다만 정상 안압에서도 시신경 자체가 약하면 쉽게 손상을 받아 녹내장이 유발될 수 있다.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을 복용하거나 젊은 층에서 심한 고도 근시가 있는 경우에도 녹내장 합병증이 올 확률이 높다. 특히 부모가 녹내장이 있다면 자녀의 녹내장 발생 위험은 2~3배 커진다. 형제 중 녹내장이 있을 때도 발생 위험은 7~8배 높아진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면 어렸을 때부터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녹내장 검사는 안압 측정, 시신경·망막검사, 시야 검사 등 세 단계로 이뤄진다. 안압 측정 검사는 눈에 마취 안약을 넣고 접촉 안압계로 수치를 확인하거나 비접촉 안압계로 고압 공기를 내뿜어 각막의 변형을 측정하는 방법 등으로 나뉜다. 대개는 비접촉 안압계를 활용해 안압을 확인한다.

시신경·망막검사에서는 사진을 찍어 눈 안의 시신경이나 망막의 형태를 살핀다. 만약 녹내장이 있다면 특징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시신경을 단층으로 잘라 입체적인 두께나 부피 등을 파악하는 안구 단층 촬영(OCT) 검사도 폭넓게 활용된다.
 
약물·레이저 치료로 안압 조절

녹내장 치료는 안압을 조절하고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안압을 낮추면 눈 속의 혈액순환을 돕고 시신경을 보호할 수 있으며 시력이 나빠지거나 실명할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 세 가지로 나뉜다.  


약물치료를 할 때는 안약 등을 쓰는데, 눈물 통로를 통해 약이 코나 입으로 흘러가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는 투여 후 2~3분간 눈물 통로를 지압해 약이 넘어가지 않도록 한다. 점안 시 안약 병의 입구가 눈이 닿아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약병에 균이 옮겨가지 않도록 눈과 거리를 두고 투여하도록 한다.

레이저 치료 방법으로는 레이저 섬유주 성형술과 레이저 홍채 절개술이 활용된다. 레이저 섬유주 성형술은 주로 개방각 녹내장(섬유주가 닫히지 않았는데도 어떠한 원인으로 안압이 올라가는 경우)에서 시행하며 레이저로 섬유주에 구멍을 뚫어 방수가 잘 나갈 수 있게 돕는다. 반면 레이저 홍채 절개술은 보통 폐쇄각 녹내장(홍채·각막 유착에 의해 섬유주 부분이 막혀 안압이 올라 발생하는 녹내장)일 때 하고 레이저로 홍채에 구멍을 뚫어 방수 유출 경로를 만들어준다.

수술법으로 섬유주 절제술과 녹내장 임플란트 수술을 꼽을 수 있다. 수술 치료를 통해서는 방수가 눈 밖으로 잘 빠져나가도록 2차 배수로를 만들어준다. 섬유주 절제술은 섬유주 일부를 절제해 배출 통로를 만드는 방식이고, 녹내장 임플란트는 눈 속에 관을 넣어 방수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는 섬유주 절제술을 먼저 진행하고 경과가 좋지 않을 때 임플란트 수술을 추가로 시행한다.  

김 교수는 "녹내장 수술은 대부분 안전하지만, 아주 드물게 수술 후 감염·출혈이 발생하거나 안압이 너무 낮아져 시신경과 망막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만약 안압이 너무 내려간다면 일시적으로 충전 물질을 눈에 투여해 안압을 유지하고 수술 부위를 봉합해 방수 유출을 줄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물 한꺼번에 많이 마시지 말아야
녹내장은 치료 후에도 신경 써 관리를 해야 한다. 특히 수술한 눈을 과도하게 문지르면 염증이 발생하거나 수술 부위가 터질 수 있어 주의한다. 녹내장 수술은 대부분 윗눈꺼풀 아래 흰자 부분에 방수 통로를 생성하기 때문에 수술 후 안약을 넣을 때는 아랫눈꺼풀만 당기길 권장한다.

또 압력의 영향을 받는 질환 특성상 평상시 안압을 높일 수 있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물구나무서기, 관악기 연주, 다량의 물 한꺼번에 마시기, 넥타이 세게 매기 등이다. 어두운 곳에서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해도 안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적당히 사용한 뒤에는 눈을 쉬게 해준다. 추가로 스테로이드 계열의 안약을 넣거나 약물을 복용할 때 안압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안압을 중간중간 확인해야 한다.
 
김 교수는 "녹내장은 한 번의 수술로 문제가 해결되기보다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면서 "녹내장으로 실명하거나 생활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의지를 갖고 관리를 해나가면 좋은 치료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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