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질환, 정밀 검진으로 수술 필요한 경우만 ‘핀셋 치료’ 가능

[이동엽 병원장] 입력 2024.03.25 08.57

참포도나무병원 이동엽 병원장

 

과거 허리 통증은 노화, 중노동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의 허리 통증은 감기만큼 흔한 국민 질환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환자가 연간 약 1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환자 평균 연령이 과거 60~70대에서 현재 40~50대까지 크게 낮아졌다. 최초 발병 연령 또한 10대까지 내려오며 남녀노소 누구라도 안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연령별로 주의해야 할 척추 질환도 다양해지고 있다. 청소년기에는 척추측만증이나 일자목(거북목)을 주의해야 한다. 20대 이후부터는 허리·목 디스크, 척추전방전위증 환자가 급증한다. 40대 이후부터는 척추관협착증, 60대 이후부터는 척추압박골절 환자가 늘며 척추 건강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한다.

척추 질환은 척추를 지나는 신경이 압박 또는 손상되는 질환이다. 대부분 가벼운 치료만으로 효과를 보지만 신경이 심하게 압박되면 곧바로 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갑작스레 다리·발가락 힘이 빠지거나 ▶다리가 가늘어지는 경우 ▶피부 감각이 이질적인 경우에는 지체 없이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척추 질환은 디스크와 협착증이다. 전체 척추 질환 환자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디스크와 협착증은 허리 통증, 다리 저림, 감각 마비 등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원인이 다르므로 그에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최근 들어 온라인상 퍼져 있는 잘못된 정보에 의존해 자가 치료를 시도하다가 크게 다쳐 내원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자 중 상당수는 ‘수술을 피하고 싶어 그랬다’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척추 질환은 신경과 관련된 질환이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통한 체계적 치료가 권장된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척추 질환은 보존적 치료법(약물치료, 물리 치료, 도수 치료, 주사 치료)이나 비수술적 척추 치료(신경풍선 확장술, 신경 성형술, 신경 차단술)로도 충분히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치료 시간도 30분~1시간 이내로 짧다. 재활 중심 치료가 시행되므로 재발 위험성 역시 크게 낮출 수 있다.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전체 환자 중 약 5% 미만으로 낮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95%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한다. 자신이 95%의 비수술적 치료 대상이라는 굳은 희망 때문에 꼭 필요한 치료를 놓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흔히 환자의 통증이 심하면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검사 결과를 더 중요한 근거로 두고 있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주관적이지만, 검사 결과 상 나타난 척추 및 신경 손상의 정도는 비교적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판단해야 불필요한 수술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하는 ‘핀셋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술이 필요하다고 의심되면 X선 촬영, MRI, MRA, 신경줄기 검사, 적외선체열검사 등 다각화된 검사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수술을 진행한다. 최근 시행되는 척추 수술법은 전신마취가 거의 필요하지 않아 환자 부담이 매우 낮다. 척추 및 연부 조직 절개 없이 1~2cm의 피부 절개만으로 내시경, 현미경 등 특수장비를 사용해 미세침습적으로 이뤄진다. 고령 환자와 만성질환자 모두 적용 가능하다. 출혈이나 흉터, 통증 부담이 모두 적고 회복 기간도 짧으므로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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