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데믹에 맞는 설 명절, 코로나19 예방접종으로 면역력 높여야

[송준영 교수] 입력 2024.01.31 07.00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

갑진년의 첫 명절인 설이 곧 찾아온다. 올해 설 역시 가족·친지 간 모임으로 연휴 동안 많은 인구이동이 예상된다. 흩어져 있던 가족이 모처럼 한데 모여 시간을 보내는 즐거운 날이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형’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여전히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군에게는 감염의 위험이 더욱 높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번 설은 특히나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에 취약한 명절이 될 것이다. 그동안 방역 조치로 유행하지 않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RSV)을 비롯해 독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이례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상황인 점이 그렇다. 또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격리 의무가 사라지면서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어도 감염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등 경각심이 떨어진 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 전국 500여 개 의료기관에서 집계하는 주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주 연속 5000명대를 기록 중인데, 이는 표본 수치인 만큼 전국적으로는 하루에 수천 명 대 확진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1월 2주차 급성호흡기감염병 입원환자 가운데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점도 무관심 속에 코로나19가 여전히 진행형임을 뒷받침한다. 

질병청은 지난 19일 호흡기 감염병 예방접종이 중요한 시기이며 설 명절을 앞두고 감염 시 중증, 사망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어르신과 감염 취약시설 입원, 입소자들에게 코로나19 신규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백신 누적 접종률은 65세 이상 40.7%, 전체 연령대는 10%도 안 되는(1월 19일 기준 9.8%) 매우 저조한 상황이라는 점이 우려스럽다. 

2022년 사망 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3대 사망 원인으로 코로나19가 암과 심장 질환에 이어 3위를 차지했으며, 이 중 80세 이상이 65.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설 명절은 평소 만나지 못했던 친지, 어르신을 만날 수 있어서 모두가 기대하는 시간이지만 호흡기 바이러스 전파의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대비해 예방접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기저질환자에서 치명률이 높기 때문에 이들 면역 취약계층의 보호를 위해서 설 명절 전에 백신 접종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50~60대 초반 장년층의 경우 빈번한 외부 활동으로 코로나19에 노출될 기회가 많으며 기저질환이 있다면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커서 예방접종을 통한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 젊은 성인의 경우도 가족 중에 고령자나 면역저하자가 있다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민족 대이동과 가족 모임이 빈번한 설 명절을 앞둔 시점에 아직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65세 이상 어르신과 50세 이상 만성질환자의 백신접종은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호흡기 질환 멀티데믹 속에서 맞게 되는 설 명절이다. 온 가족이 안전하게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어머님, 아버님의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미리 챙겨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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