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에게 걱정 안기는 당뇨, 살 빼면 위험 ‘뚝’

[하지수 기자] 입력 2023.12.05 13.09

분당서울대병원 문준호·장학철 교수팀 연구결과

당뇨병은 췌장베타세포의 기능 상실로 인슐린 생산이 잘 되지 않고 고혈당 상태가 지속될 때 발병한다. 보통 유전적인 요인이나 비만, 운동 부족 등 환경적인 요인에 기인하지만 임신·출산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당뇨병을 걱정하는 임산부가 많은데 최근 다출산하더라도 체중을 감량하면 당뇨병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문준호·장학철 교수팀은 임신·출산에 따른 산모의 췌장베타세포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임신성 당뇨병이나 임신성 포도당 내성을 진단받은 45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는 다출산(4회 이상) 여성 79명과 일반 출산(1~3회) 여성 376명의 췌장베타세포, 인슐린 민감성 지수 등을 4년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다출산 여성은 일반 출산 여성에 비해 췌장베타세포 기능과 인슐린 만감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췌장베타세포가 임신과 출산이라는 스트레스를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증식 능력을 잃고 생명체 노화와 연관된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진 것이다.

다만 다출산 여성이라도 4년간 몸무게를 약 2.5kg 감량한 경우 췌장베타세포의 기능이 향상하고 인슐린 민감성 지수도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출산 후 체중이 증가한 여성은 췌장베타세포 기능이 30%나 줄었다. 

문 교수는 "다출산 여성의 췌장베타세포는 여러 번 팽창하고 축소하는 과정에서 점차 노화하고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며 "췌장베타세포의 기능 개선과 당뇨병을 막기 위해서라도 출산 후 적극적인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의 제휴 학술지이자 SCI급 학술지인 '실험 분자 의학'에 게재됐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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