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물렸을 때 가렵다고 무작정 긁으면 안되는 이유

[하지수 기자] 입력 2023.11.16 10.16

얼음팩으로 냉찜질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

전국에 '빈대 공포'가 퍼지고 있다. 1960~1970년대 강력한 DDT(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 살충제 방역으로 사라지는 듯했던 빈대가 다시 출몰하면서다. 빈대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곤충이다. 빈대에 물린다고 해서 곧바로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물린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가려움증이 생긴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수면 장애 등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드물게 아나필락시스(전신에 나타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대서울병원 피부과 노주영 교수는 "빈대에 물렸다고 큰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가려움증의 정도가 매우 심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피부를 과도하게 긁다 보면 2차 감염이나 상처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증상을 완화하려면 물린 부위를 지나치게 긁기보다는 얼음팩을 부드럽고 얇은 수건으로 싸 냉찜질을 해주는 게 좋다.

그래도 견디기 힘들다면 의사의 권고에 따라 국소 스테로이드를 바르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노 교수는 "빈대에 물린 상처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치료되나 피부가 약하고 가려움에 예민한 소아나 기저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상처가 2차 피부염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빈대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하며 확인되지 않은 빈대 퇴치법과 예방법 등도 퍼지고 있다. 올바른 빈대 대응을 위해서는 질병관리청 등 정부 부처의 지침을 확인하고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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