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치사율 50% 'GBS 감염' 예방하는 팁
[권선미 기자] 입력 2023.11.14 11.32
최근 조산·유산, 저체중 태아, 선천성 자폐증, 발달 장애 등이 증가하면서 임산부와 태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산모는 임신 주기에 따라 노출되기 쉬운 감염병이 다르다. 특히 신생아 치사율이 50%에 달하는 신생아 GBS 감염병은 출산 과정에서 산모를 통해 수직 감염될 수 있어 선제적 진단이 중요하다.
출산 시 감염되는 신생아 GBS 감염증
GBS(Group B Streptococcus)는 신생아 감염증의 주요 원인균으로 출산 시 산모를 통해 신생아가 감염될 수 있는 감염병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산모의 질이나 직장에 존재하는 상재균으로 성인에게는 낮은 병원성과 치사율을 보이지만 신생아에게는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치명적이다. 실제로 과거 미국에서는 GBS의 치사율이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신생아의 GBS 감염은 GBS 집락화를 보인 산모가 출산하는 과정에서 수직감염을 통해 일어난다. 질 내 GBS를 보균하고 있던 산모가 진통을 시작하거나 양막파열이 발생하면서 질에서 양수로 이동한 GBS가 태아의 폐로 들어가 균혈증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임산부에게 나타나는 GBS 집락화를 약 10~30%로 보며, 국내에서는 제한적이긴 하나 2.6~10%로 보고하고 있다. 다만, GBS 집락화 임산부에게 태어난 신생아가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니고 약 1~2%만 조기 감염되며 GBS 집락화 산모의 신생아가 그렇지 않은 산모의 신생아보다 약 25% 이상 발생 위험도가 높다.
GBS 감염 증상은 출생 후 24시간에서 1주일 이내에 나타나며 보통 호흡 곤란, 고열, 기면 등의 증세를 보인다. 심한 경우 패혈증뿐 아니라 폐렴, 뇌수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극심한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GBS 감염은 산모에게는 별다른 증상이 없고 위험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이를 간과하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분만 중 항생제 예방 치료 여부 결정
GBS 집락화는 별다른 증상이 없고 임신 중에도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임신 36~37주에 보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GBS 배양 검사를 받는 것을 고려한다. 미국 산부인과의사학회(ACOG)가 발표한 2019년 GBS 감염 예방 가이드에 따르면, 분만 전 5주 이내의 검사 결과가 출생 시 신생아 GBS 감염을 잘 반영하기 때문에 임신 후기인 36~37주에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GBS 배양 검사는 질과 항문에서 검체를 채취해 GBS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조기 신생아 감염 예방을 위한 분만 중 항생제 예방 치료(IAP, Intrapartum Antibiotic Prophylaxis) 여부가 결정된다. 예방 치료가 필요한 대상으로는 ▲과거 GBS 감염 질환이 있던 신생아 분만의 기왕력을 가진 임산부 ▲임신 중 GBS 세균뇨가 발견된 임산부 ▲GBS 선별 배양 검사 결과가 양성인 임산부 등이 해당한다.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오예진 전문의는 “GBS 감염은 건강한 산모에겐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보균율과 집락화 정도에 따라 분만 시 신생아에게 전달돼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며 “임신 후기 임산부라면 곧 태어날 아이의 건강을 위해 신생아 후유증을 유발하는 GBS 배양 검사를 받아 감염증을 사전에 예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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