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면 세척 공정을 보유한 사업장에서 유해 물질로 인한 급성 중독 사고가 벌어진다. 올해는 경기 이천의 한 제조업체에서 세척제에 의한 독성 간염 질환자가 나왔고 지난해에는 경남 지역에서 집단 독성 간염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급성 중독을 일으키는 공업용 세척제는 전자 부품 제조 과정에서 제품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쓰이는 화학약품이다. 세척제에 함유된 트리클로로메탄에 잘못 노출되면 중추신경계 장애, 간·신장 손상 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세척제 제조업체나 취급 사업장 근로자라면 경각심을 갖고 특수건강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특수건강진단은 산업안전보건법 제130조에 규정된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근로자가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건강검진이다. 사업주가 비용을 내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부담 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직업성 질환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공업용 세척제로 야기된 독성 간염의 대부분은 겉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간 기능 검사를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한 만큼 전문가들은 세척제 취급 공정 근로자에게 특수건강진단은 필수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사업장도 유해물질에 대한 정보 공유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 직업환경의학센터 최정애 센터장은 "유해인자에 접촉될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은 반드시 화학물질의 상세 정보를 파악해 근로자들에게 그 유해성을 충분히 안내하고 적절한 보호구 착용 방법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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