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의 80%가 월경통 호소, 욱신욱신 통증 내버려 둬도 괜찮을까

[권선미 기자] 입력 2023.05.26 08.57

월경 끝나도 계속 아프다면 자궁·난소 문제일 수도

월경(생리)은 여성 건강의 바로미터다. 여행·스트레스·감기 몸살·다이어트 등 사소한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몸 상태가 나빠지면 일정해야 할 생리주기가 들쭉날쭉하고 통증도 심해진다. 가임기 여성은 평생 폐경에 이를 때까지 평균 500회 이상 월경을 한다. 주기적으로 겪는 하복부 통증인 월경통(생리통)을 무시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대략 5일 정도 지속되는 월경통은 28일 간격으로 돌아온다. 세계 월경의 날(5월 28일)을 계기로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박소연 교수에게 여성이 겪는 월경통에 대해 짚어봤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가임기 여성의 80%는 월경통을 경험한다. 월경통은 크게 월경주기에 따라 반복하는 1차성과 자궁·난소 등 여성질환에서 비롯되는 통증인 2차성으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월경통은 두꺼워진 자궁 내막이 허물어지는 과정에서 통증 유발 물질(프로스타글란딘)이 만들어지면서 생긴다.

월경 직전부터 아랫배가 쥐어짜듯 아프다가 서서히 나아진다. 대개 월경을 막 시작한 사춘기 무렵에 가장 심했다가 출산 이후 조금씩 완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가장 보편적인 해결책은 진통제 복용이다.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를 억제해 통증을 줄여준다. 피임약도 생리주기나 호르몬 변화를 완화해 통증의 강도를 줄여준다. 박소연 교수는 “진통제로도 월경통이 심하다면 복합 경구피임약 또는 자궁 내 장치가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2차성 월경통이다. 자궁의 선천성 기형,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골반염 등 자궁 관련 질환으로 생리혈을 배출하는 통로가 막혀 나타난다. ▶20세 이후에 생긴 월경통 ▶월경 전부터 아프기 시작해 끝난 후에도 지속되는 하복부 통증 ▶월경 과다를 동반한 통증 등은 2차성 월경통일 수 있다. 박 교수는 “시간이 지나도 월경통으로 계속 아프다면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여성의 정상적인 월경주기는 21~35일, 기간은 2~6일(평균 4.7일), 월경의 양은 20~60mL(평균 35mL)다. 만약 ▶월경을 하던 여성이 3번 이상 정상 월경주기를 건너뛰고 월경이 없는 경우 ▶월경을 하던 여성이 6개월 이상 월경이 없는 경우 속발성 무월경으로 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다.

월경량이 많아지거나 적어져도 문제다. 하루에 사용하는 생리대 개수는 3~5개 정도를 정상으로 볼 수 있으며, 탐폰은 6~15mL 정도, 생리대는 1~994mL의 월경혈을 흡수한다. 박 교수는 “가임기 여성에서 갑자기 생리량이 많아진다면 자궁내막용종, 자궁샘근증, 자궁평활근종, 자궁내막증식증 등의 자궁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생리량이 갑자기 줄어든다면 나이에 따른 신체적인 변화 또는 진통제, 스테로이드 등 약물 복용에 따른 영향, 폐경 등의 가능성을 확인해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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