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 무심코 지나친 부모님의 발 상태는?

[우승만 원장] 입력 2023.05.24 08.39

이화사랑피부과 우승만 원장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평소 무심코 넘겼던 부모님의 발을 살펴보자. 발은 몸의 뿌리 역할을 하는 중요한 신체 기관인 만큼 다양한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을 좌우한다. 따라서 문제가 생기기 전에 발의 변화를 유심히 살피고 조처를 해야 한다.
 

특히 부모님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더욱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흔히 당뇨발이라 불리는 당뇨병 족부 병변은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 중 하나로, 당뇨로 인해 발에 상처·굳은살·궤양·괴사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통칭한다.

당뇨병 환자 4명 중 1명은 당뇨병 족부 병변을 1회 이상 경험할 만큼 유병률이 높기 때문에 예방적 관리가 필요하지만 대부분 신경병증이 동반돼 발에 상처가 나도 이를 느끼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최악의 경우 발이나 발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자녀들의 세심한 케어가 필요한 이유다. 


당뇨병 족부 병변은 대부분 작은 피부 손상에서 시작된다. 주로 발뒤꿈치와 같은 압력을 많이 받는 부위나 말초신경이 지나가는 발 가장자리 부위에 발생하며 주변 굳은살과 명확한 경계가 지어진다. 이 때문에 발에 생긴 작은 피부 손상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사전에 피부 손상이 커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발에 무좀이 생겼을 때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피부과를 찾아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더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한다.

병원을 찾는 것 외에 환자 스스로 주의도 필요하다. 우선 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등 족부 병변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차단해야 하는데, 집안에서도 두께감 있는 양말을 신거나 외출 시에도 발 폭의 가장 넓은 부분이 잘 맞고 너무 조이거나 헐렁하지 않은 신발을 신어야 한다. 그리고 매일 보습크림을 발라 관리하는 것이 굳은살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의 하나다. 특히 유해 성분을 제외한 순한 크림을 바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MD(Medical Device) 보습제를 보조요법으로 추천하는 편이다.

MD 보습제는 일반 화장품과는 달리 2등급 의료기기에 해당하는 점착성 투명창상피복재로, 피부 상처를 보호하고 수분 손실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각질층 때문에 두꺼워진 발에 MD보습제를 1일 2회 이상 꾸준히 바르면 피부를 부드럽고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특히 시중에는 당뇨병 족부 병변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MD보습제도 있는데,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건조증, 수분 공급 등에서 유의한 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이러한 MD 보습제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당뇨병 족부 병변 치료의 관건은 신속한 치료와 생활 속 꾸준한 관리다. 발의 작은 변화도 예민하게 확인하고 병원을 찾으실 수 있도록 부모님의 발 건강까지 꼼꼼하게 살피는 자녀가 돼 보자.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히 관리해준다면 건강한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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