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쥐어짜듯 아프다면…봄철 위험 1순위 '심근경색'

[신영경 기자] 입력 2023.03.31 08.52

증상 확인한 즉시 병원 찾아 치료하면 사망률 크게 감소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심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해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지면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증이 대표적이다. 특히 심근경색증은 중년 남성에게 잘 나타난다. 통계에 따르면, 남성 환자의 비율은 77.5%에 달하고 60대 환자의 비율은 30%를 상회한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심장내과 박현우 교수의 도움말로 심근경색증에 대해 알아봤다.


심근경색증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급성으로 막혀 심장 일부에 괴사가 생기는 질환이다. 건강한 사람은 관상동맥 안쪽에 혈전이 잘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고령,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혈관 내부가 손상되면 급성으로 혈전이 잘 생기는 죽상경화증을 앓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의 심근경색증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심근경색증을 일으키는 죽상경화증 발생률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흉통이나 상복부 불편감 호소

심근경색증의 주요 증상은 가슴 통증이다. 가슴을 쥐어짜듯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흉통은 흔히 호흡곤란과 함께 발생하며, 흉통 없이 상복부가 답답하거나 불편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증상만 보면 소화기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유의해야 한다. 가슴 통증을 호소하다 갑자기 쓰러지면 생명을 위협하는 부정맥이 지나가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을 확인한 즉시 병원을 찾으면 사망률이 확연하게 감소한다.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약 30%로 알려져 있다. 병원 도착 후 사망률은 5~10%로 보고된다. 평소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인지하고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근경색증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심근경색증으로 응급실에 내원하면 가장 먼저 심전도 검사와 혈액 검사를 시행한다. 환자 증상과 심전도를 확인해 혈관이 완전히 막힌 것으로 보이면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해 진단한다. 증상이 줄어들고 심전도에서 응급상황이 아닐 경우에도 1~2일 안에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스텐트 치료 후 약물치료 반드시 병행

심근경색증 진단 후엔 스텐트를 이용해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시행한다.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치료다. 아울러 혈전을 없애기 위해 아스피린(항혈소판제제)과 헤파린(항응고제)을 사용한다. 죽상경화증을 줄이거나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해 스타틴과 같은 고지혈증 약을 함께 쓴다. 부가적으로 심장 보호 효과가 있는 혈압약을 사용한다. 


심근경색증에 대한 약물치료는 향후 합병증 예방과 재발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스텐트 치료 후엔 반드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초기 스텐트 치료 이후 약물치료를 하지 않으면 스텐트 혈전증이 생기기 쉽다. 이는 심근경색증의 재발률을 높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스텐트 혈전증은 치사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와 심장 재활을 병행하면 심근경색증의 재발률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 주치의와 상의 없이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재발률을 높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심근경색증에 대한 약물치료는 죽상경화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치명적인 질환의 위험도를 줄이기 위한 처방이기도 하다.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미리 관리해야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심근경색증 예방을 위해선 죽상경화증을 일으키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등 위험인자를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담배는 혈관 건강에 치명적이므로 금연은 필수다. 또 저염식과 채식을 하면서 매일 하루 30~40분씩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역시 죽상경화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도 소홀해선 안 된다.


심근경색증은 발생률을 충분히 낮출 수 있는 질환이다. 건강검진을 통해 위험인자를 찾아 조기에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가슴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10명 중 1명은 심근경색증 환자다. 고령인데 죽상경화증 위험인자가 있는 상태에서 증상이 생긴 경우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에 가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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