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생률 1위 갑상샘암,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한 이유

[신영경 기자] 입력 2023.03.17 08.49

가족력 있거나 목 앞쪽 혹 만져지면 감상샘암 검사 필수

국내 발병률 1위 암은 ‘갑상샘암’이다. 다른 암에 비해 진행이 느리고 예후도 좋아 비교적 치료가 쉬운 암으로 꼽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특히 발병 위험이 높은 여성의 경우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순천향대부천병원 갑상선·두경부외과 이승원 교수의 도움말로 갑상샘암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갑상샘은 목 앞부분 갑상연골 아래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이다. 이곳에서 나오는 갑상샘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생아 뇌의 성장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갑상샘암 초기에는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을 땐 목소리 변화와 목 이물감을 경험하며 목에 혹이 만져지기도 한다. 특히 이러한 증상은 갑상샘암이 주변 장기를 침범했을 때 주로 나타난다. 
 
목소리 변하고 이물감 느껴지면 의심

갑상샘암은 크게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역행성암 네 가지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두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두암은 갑상샘암 중 성장과 전이가 느리고 악성도가 낮아 치료 결과가 좋은 편이다. 이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건 역행성암이다. 갑상샘암의 약 1%를 차지하는 드문 암이지만, 진단 후 3~6개월 이내에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갑상샘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현재까지 밝혀진 주요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과 방사선 노출이 꼽힌다. 국민건강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갑상샘암은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 3배 더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갑상샘에 혹이 발견되면 암일 위험이 여성보다 높다. 암 성격도 여성에 비해 더 공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갑상샘암을 가장 정확하게 진단하는 방법은 세침흡인검사다. 가는 바늘을 이용해 세포를 뽑아 진단하는 방식이다. 갑상샘 초음파 시 갑상샘암 소견을 보이면, 세침흡인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첫 검사의 약 20%에선 양성과 악성 여부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럴 땐 세침흡인검사나 중심바늘생검(Core Needle Biopsy)을 한 번 더 받아보는 게 좋다.
 
내시경·로봇 수술 시 흉터 없이 치료 가능

갑상샘암은 수술 치료가 원칙이다. 과거에는 갑상샘 유두암으로 진단될 때 대부분 갑상샘을 모두 절제하는 전절제술을 시행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암 주변 조직 침범이나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갑상샘 한쪽 엽만 절제하는 ‘반절제술’을 주로 시행한다. 목 흉터에 예민한 여성 환자들은 미용 효과가 더 우수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경부를 통한 일반적인 수술법 대신 흉터 없이 치료하는 내시경, 로봇을 이용한 갑상샘암 수술을 시행한다. 


주변 조직 침범이 없는 초기 갑상샘 유두암이라면 당장 수술을 시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6개월~1년마다 초음파로 적극적인 추적·관찰을 하면서 종양이 자라거나 전이가 의심될 때 수술을 시행한다. 반절제술을 받은 환자라면 초기엔 6개월, 그 후엔 1년마다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초음파를 통해 수술 부위와 반대쪽 갑상샘의 암 재발 여부, 남겨진 갑상샘의 기능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초기 갑상샘암은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암이 진행돼 주변 조직인 기도·식도·폐·뼈 등으로 전이되면 수술 범위가 광범위해진다. 뿐만 아니라 수술 후 환자 삶의 질이 저하하며 수술 후 생존율도 감소하게 된다. 갑상샘암 가족력이 있고 목에 혹이 만져진다면 갑상샘 초음파를 통해 조속히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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