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좋아하는 사람, 발가락 빨갛게 부으면 통풍 신호

[이민영 기자] 입력 2023.03.14 08.48

간·염통 즐기는 식습관 버리고, 과격한 운동 피해야

통풍은 맥주를 많이 마시면 걸리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김문영 교수는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데, 맥주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술은 요산을 증가시킨다. 술의 종류보다는 음주량이 통풍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김문영 교수와 함께 통풍에 대해 알아본다. 
 

1. 요산염 결정이 관절 연골 등에 침착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힘줄·주위 조직에 침착되는 병이다. 김 교수는 “통풍은 요산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과도하게 축적돼 발생하는데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표현처럼 여성의 출산과 비교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2. 술 좋아하는 비만 남성 고위험군

국내 통풍 환자는 계속해서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2년 26만5065명에서 2021년 49만2373명으로 9년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통풍은 주로 남성에서 발생하는데, 남성은 콩팥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통풍은 비만이면서 술을 많이 마시는 중년 남성에게서 많이 생기는데, 이는 비만 자체가 체내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고 신장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떨어져 요산 배설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잦은 회식으로 과식하고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적은 젊은 남성에게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3. 엄지발가락과 발등 빨갛게 붓고 열감

증상은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등·발목·무릎 등에 갑작스러운 염증이 발생한다.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며 열감이 있고 손도 못 댈 정도의 통증이 생긴다. 첫 증상 후 통증이 있을 때만 치료하고 꾸준히 치료하지 않으면 통풍 결절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4. 간·염통·조개류 섭취 피해야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이나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반드시 피해야 하는 음식은 내장(염통, 간, 콩팥 등), 과당이 많은 콘 시럽(corn syrup)이 함유된 음료수 등이다. 육류, 해산물(등푸른생선, 조개), 과일주스, 설탕, 단 음료와 디저트, 소금 등도 주의한다. 반면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 곡류, 채소, 과일, 달걀, 해조류 등 지방이 적은 식품과 적당한 운동은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너무 과격한 운동은 요산 생산을 증가시키고 몸속에 젖산이 축적돼 요산 배설이 감소하면서 통풍 발작이 생길 수도 있다”며 “통풍 발작이 나타날 때는 다리를 높은 곳으로 올리고 얼음찜질을 한 뒤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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