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영 기자] 입력 2023.03.09 09.10
낭종·부유방 등 다양한 양성 종양 바로알기
유방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면 유방암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유방질환에는 유방암과 같은 악성 종양 외에도 낭종, 섬유선종 같은 양성 종양, 염증성 질환, 부유방 등 다양한 질환이 있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유방질환의 발생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대전성모병원 외과 김봉균 교수의 도움말로 유방 건강을 위협하는 다양한 유방 양성 질환의 종류에 대해 알아본다.
유방 양성 종양은 유방에 생긴 종양 중 암이 아닌 것을 말한다. 유방암과 다르게 주위 조직으로 침범해 자라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양성 종양은 암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크기가 작고 성장이 멈춘 종양이라면 그대로 두기도 한다. 다만 일부 양성 종양에서 장기간 방치하는 경우 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관찰해야 한다.
낭종은 흔히 물혹이라 불리는 질환이다. 모유를 만들어 보내는 곳인 소엽 및 미세유관이 팽창해 발생하고 호발 연령은 40대다. 난소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월경 주기에 따라 크기가 변할 수 있다. 낭종이 있는 경우 이로 인한 유방암 발생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치료 없이 경과관찰로 충분하지만 크기가 크거나 증상이 있는 경우 주사기로 낭종을 흡인해 치료한다.
섬유낭성 변화는 여성의 유방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양성질환이다. 유방초음파에서 흔히 보이는 소견 중 하나다. 유방 수술에서 얻은 유방 조직의 50% 이상에서 발견된다. 낭종과 낭종 주위 염증으로 인한 섬유화가 특징이다. 30대에서 호발하지만 어느 연령에서나 생길 수 있고 유방암 발생이 증가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치료 없이 경과관찰로 충분하다.
섬유선종은 30대 이전의 여성에서 발생하는 유방종양 중 가장 흔하다. 유방 멍울이 잘 움직여지는 것이 특징이다. 유방 소엽 주위의 기질 조직에서 기원하고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발생한다. 유방암 발생은 단순 섬유선종의 경우 증가하지 않으나 복합 섬유선종의 경우 약 1.5~2배로 약간 증가한다. 섬유선종은 크기가 작으면 경과관찰을 할 수 있으며 크기나 위치에 따라 맘모톰이나 수술적 절제로 치료한다.
모유가 지나는 통로인 유관이 확장되고, 내부의 상피에서 마치 장의 용종처럼 자라나는 병변을 유두상병변이라 하며 양성부터 악성까지 다양한 조직학적 형태를 보인다. 이 중 양성 병변을 관내유두종이라 한다. 관내유두종은 유두의 혈성분비물이 특징이다. 30~50대에 호발한다. 임상적으로 관내유두종이 의심되지만 조직검사 후 약 7~20%에서 암으로 진단될 수 있다. 종괴가 크거나 악성이 의심되면 종괴절제술을 시행해볼 수 있다. 혈성 유두분비물이 동반된 경우 유관절제술을 같이 시행한다. 관내유두종이 있는 경우 유방암 발생은 약 2배로 증가한다.
이밖에 염증성 유방질환, 부유방 등이 있다. 염증성 유방질환은 유선염이 대표적이다. 수유 시 유아가 유두를 깨물어서 생기는 상처를 통해 유아의 입속 세균이나 외부 세균이 침투, 증식해 발생한다. 비수유기 유선염은 유관확장증, 당뇨, 면역 저하 등 기저질환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유방의 통증이나 발적, 부종, 발열 등이 생길 수 있다.
부유방은 태아에서 유방 능선의 일부가 퇴화되지 않고 남아 유선조직으로 발달한 것을 말한다. 여성의 약 2~6%에서 발생하고 겨드랑이에 호발하며 또한 유두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비만이나 월경주기, 임신, 수유 시에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커질 수 있다. 멍울이나 통증을 동반할 수도 있다. 부유방은 조직학적인 면에서 정상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나 증상이 심하거나 미용상의 불편감이 있으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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