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기능 떨어졌다는데, 언제 혈액투석 시작해야 할까

[김선영 기자] 입력 2023.03.09 09.01

15% 미만이면 실시…식이요법 실천하고 운동 병행해야

우리나라 혈액투석 환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03년 4000여 명에서 2021년 1만60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향후 노인 인구의 증가로 혈액투석 환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콩팥의 날’(3월 9일)을 맞아 대전선병원 신장내과 김성숙 전문의의 도움말로 혈액투석의 역할과 올바른 생활습관을 알아봤다.


혈액투석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시행되는 신 대체 요법 중 하나다. 투석기(인공신장기)와 투석막을 이용해 혈액으로부터 노폐물을 제거하고 신체 내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며 과잉의 수분을 제거한다. 콩팥 기능이 15~30% 정도로 떨어진 만성 콩팥질환 4기가 되면 투석에 대한 상담을 시작한다. 콩팥 기능이 15% 미만으로 떨어지는 만성 콩팥질환 5기가 되면 몸에 노폐물이 쌓여 메스꺼움이나 구토, 부종, 피로감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투석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에 따라 질병의 악화 속도와 증상 등이 다를 수 있어 4기부터 전문의와 자세한 상담을 통해 투석 시기를 결정하는 게 좋다.

혈액투석을 하면 분당 200mL 이상의 혈액이 몸에서 빠져나와 필터로 걸러진 후 다시 몸속으로 넣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위해 일정한 혈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큰 혈관이 필요하다. 보통의 말초 혈관으로는 시행할 수 없어 간단한 수술을 통해 환자의 팔과 다리 등에서 동맥과 정맥을 직접 연결해 혈관을 굵게 만든다. 이를 동정맥루 라고 한다. 혈액투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랄 때까지 1~3개월이 필요하다. 이 기간엔 혈관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팔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만약 영구적인 혈관 수술이 준비돼 있지 않거나 혈관이 충분히 자리 잡지 않은 경우 몇 시간에서 몇 주 동안 사용되는 일시적인 통로를 만들어 투석을 진행한다.

혈액투석은 보통 하루 4시간, 주 3회, 일주일에 총 12시간을 받는 것이 기본이다. 혈액투석은 질병을 완화하기보다 콩팥의 기능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속해서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에는 투석 혈관에 바늘을 꽂는 것부터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적응한다. 다만 드물게 두통이나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세심한 관찰을 통해 투석 시간과 방법뿐 아니라 투석 후 목표 체중치인 ‘건체중’ 등의 조절이 필요하다.

혈액투석 환자는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게 좋다. 투석 중에 손실되는 영양소를 보충해 체중과 혈압을 조절하기 위함이다. 환자의 상태나 동반 질환 여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단백질, 나트륨, 칼륨 섭취를 줄이고 당질과 지방은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합병증을 막고 체력을 높이기 위해 혈액투석 환자에게도 운동을 권한다. 그러나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운동해도 되는 상태인지, 특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은 없는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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