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감염 위험 높은 고위험군, 교차 접종으로 면역원성 높여야

[권선미 기자] 입력 2023.01.27 08.38

[닥터스 픽] 〈48〉 재감염 위험 낮추는 동절기 접종

아플 땐 누구나 막막합니다. 어느 병원, 어느 진료과를 찾아가야 하는지, 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치료법이 좋은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갔을 뿐인데 이런저런 치료법을 소개하며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주변 지인의 말을 들어도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알아두면 쓸모있는 의학 상식과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의 진심어린 조언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Q. 고혈압·고지혈증으로 치료받고 있는 60대 중반 여성입니다. 병원에서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코로나19 고위험군이라면 동절기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여름에 코로나19도 한 번 걸렸고, 화이자 백신으로 1·2차 접종도 했는데 동절기 백신을 추가 접종 해야 하나요. 또 1·2차 때 맞은 백신과는 다른 모더나 백신으로 교차 접종이 가능한가요.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감염내과 최민주 교수의 조언

최근 정부에서 조심스럽게 엔데믹을 준비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60세 이상의 고령층,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게는 백신 접종이 강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코로나19 재감염입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체 감염자의 20%는 재감염으로 추정됩니다. 주로 고령층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요양병원·시설의 신규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재감염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고,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다고 무조건 안심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특히 고령층은 코로나19에 재감염됐을 때 사망 위험도 더 높아 주의해야 합니다. 

질문을 주신 분처럼 고혈압·고지혈증과 같은 지병을 앓고 있다면 동절기 백신 접종을 꼭 챙기길 권유합니다.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거나 혹은 백신을 접종했어도 수개월이 지나면 항체 면역이 감소합니다. 언제든지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등장하는만큼 코로나19 동절기 접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약해진 면역 체계를 재활성화해 코로나19 감염을 대비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인플루엔자(독감)는 물론이고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가 예년보다 큰 규모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이들 호흡기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되면 중증으로 악화해 위험한 상황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이를 고려해 코로나19에 걸린 후 또는 기존 백신을 접종한 다음 3개월이 경과하면 동절기 접종을 권하고 있습니다. 

현재 동절기 접종에 사용되는 백신은 코로나19 원형 바이러스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추가해 업데이트한 2가 백신입니다. 국내에는 모더나·화이자의 BA.1, BA.4/5 대응 백신 등 4종류가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은 교차 접종이 가능합니다. 모더나든, 화이자든 어떤 회사의 백신으로 접종해도 괜찮습니다. 임상 연구에서도 교차 접종을 했을 때 코로나19 감염률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면역원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두 번의 기초 접종을 화이자 백신으로 완료한 사람이 많은데 한 연구에서는 3차를 모더나 백신으로 교차 접종한 군에서는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에 유의하게 더 높은 결합항체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억B세포 반응도 더 우수하게 보고됐습니다. 

여러 실사용 데이터로 2가 백신의 위중증 완화 효과도 확인했습니다. 미국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2가 백신을 접종했을 때 기존 mRNA 1가 백신 접종자와 비교해 코로나19 입원 예방 효과는 73%로 분석했습니다. 한국도 비슷합니다. 2022년 11월 13일부터 12월 10일까지 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 접종 후 확진되더라도 미접종자에 비해 중증 진행 위험이 9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엔데믹으로 전환하면서 규제가 완화될수록 스스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 60세 이상 노인층과 면역저하자와 같은 고위험군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에 꼭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정리=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 진료받을 때 묻지 못했던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kwon.sunmi@joongang.co.kr)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닥터스 픽'에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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