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잘 못 맡고 침대에서 떨어진다면 '이 병' 의심

[권선미 기자] 입력 2023.01.16 11.51

조기 발견하면 운동·약물 치료로 관리 가능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관리가 중요한 병이다. 운동·약물 치료로 10~20년 이상 손떨림, 경직, 자세불안정 등 신체적 움직임에 문제를 일으키는 파킨슨병을 관리하며 지내는 환자도 많다. 파킨슨병은 조기에 발견하면 안정적으로 증상을 관리하면서 지낼 수 있다. 단계별로 적절한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서 뇌심부자극술 등으로 증상을 완화하기도 한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파킨슨병에 대해 경희대병원 신경과 안태범 교수에게 들었다.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진단은 떨림, 경직 같은 운동 증상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행동이 느려지고 가만히 앉아있는데 손이 부들부들 떠는 증상 등이 있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하는 것이 좋다. 안태범 교수는 “최근엔 후각 이상, 수면장애 등 비운동 증상도 파킨슨병 진단에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말했다. 고령층은 나이가 들면 신체 노화로 이런 증상이 생긴다고 여겨 파킨슨병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조기에 파킨슨병을 진단하기 위해 비운동적 증상을 세심하게 살핀다. 글씨를 작게 쓰거나 목소리가 작아지는 것,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것, 침을 흘리는 것도 파킨슨병의 증상이다. 자다가 배우자를 때리거나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외과적으로 명확하게 진단되지 않는 허리·어깨·무릎 통증이 있을 때도 파킨슨병을 의심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행동이 둔해지고 강직으로 몸이 뻣뻣해져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진다. 그런데 파킨슨병 환자에게 동일한 떨림 증상이 있더라도 환자마다 증상의 정도와 약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 떨림으로 일상이나 사회활동 제약의 정도도 차이를 보인다.

안 교수는 “환자마다 개별화해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며 “질환의 진행 과정에 대해 모두 알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의 증상과 치료만을 생각하기 쉽다. 보다 큰 그림을 가지고 전체 치료 계획을 세우고 환자가 이를 납득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의학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문제도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파킨슨병의 치료는 기본적으로 약물 치료로 증상 진행을 늦추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부분 파킨슨 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호전돼 무리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약물 반응성이 떨어진다. 안 교수는 “파킨슨병은 환자가 치료의 목적과 과정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치료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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