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 흔하다고 방치해선 안 되는 이유

[신영경 기자] 입력 2023.01.12 10.15

궤양·출혈 일으키고 바렛식도 발생할 가능성

역류성 식도염으로 불리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현대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다. 상대적으로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서구권 나라에서 주로 나타났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2017년 약 285만 명에서 2021년 315만 명으로 늘었다. 특히 2010년부터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나희경 교수의 도움말로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식도 끝 점막 손상되면 역류성 식도염
사람이 섭취한 음식물은 식도를 지나 위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위에 있는 내용물이 식도로 다시 올라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괄약근이 있다. 그런데 위장 내 압력이 증가하고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면 위에 있는 물질이 식도로 역류할 수 있다. 이 경우 식도 점막을 자극해 통증이나 불쾌감을 불러올 수 있다. 이를 위식도 역류질환이라고 한다. 나아가 내시경을 통해 하부식도에 점막 손상이 관찰되면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진단한다. 

역류성 식도염이 심해지면 궤양과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드물게 식도 협착이 관찰되기도 한다. 식도가 더 손상될 경우 바렛식도와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식도의 끝부분이 위 조직으로 변한 것을 의미한다. 식도 점막은 편팡상피, 위 점막은 원주상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장기간 역류 위산에 노출되면 편팡상피가 원주상피로 치환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바렛식도에서는 식도 선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바렛식도로 진단되면 주기적인 내시경 검사와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 
 
타는 듯한 속쓰림과 위산 역류 나타나

역류성 식도염은 불규칙한 식습관과 생활패턴을 가진 현대인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타는 듯한 속쓰림과 위 내 음식물 또는 위산의 역류 등이다. 이러한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음식물을 삼키는 게 어렵거나 흉부에 음식이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 쉰 목소리, 구토와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면 인두와 폐 기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만성기침이나 기관지 천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는 충치와 잇몸 질환의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치료법은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위산의 분비를 억제해 역류에 따른 증상과 염증 변화를 호전시키는 치료를 시행한다. 최소 1~2개월간 약물을 투여하고 반응을 보면서 유지하거나 감량한다. 역류성 식도염이 심하지 않을 땐 약물과 생활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장기간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내시경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야식이나 과식 후 바로 눕는 습관, 괄약근의 압력을 낮추는 기름진 음식, 음주, 흡연, 커피, 초콜릿 등을 즐기는 것은 역류성 식도염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당뇨와 고혈압처럼 만성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체중 또는 비만이라면 체중 감량만으로도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위산 분비를 자극하거나 괄약근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음식은 커피·콜라·홍차·오렌지주스·초콜릿 등이다. 기름진 음식도 위 속에 오래 남아 있어 역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되도록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식후 3시간 동안은 눕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게 바람직하다. 잠을 잘 땐 상체 부위를 15도 정도로 약간 높게 하거나 왼쪽으로 눕는 자세가 도움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건강 유지에 도움되지만 식후에 과격한 운동을 하는 건 역류를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