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 대사증후군, 조기 진단 가능한 지표는 이것

[김선영 기자] 입력 2022.12.01 10.58

강남세브란스병원 이용제·손다혜 교수팀

대사증후군은 만병의 근원으로 불린다. 복부비만, 혈중 중성지방 증가, 고밀도 콜레스테롤 감소, 고혈압, 공복혈당 장애 등 각종 대사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난 상태다. 다섯 가지 항목 중 정상 범위를 벗어난 항목이 3개 이상일 경우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문제는 대사증후군은 발병 이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각 구성 요소에 따라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은 그 자체로도 심뇌혈관질환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다. 비만으로 혈당과 혈압이 상승하면 뇌경색이나 협심증, 심근경색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은 체내에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불러 당뇨병 발생 위험을 최대 5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사증후군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TyG Index·인터류킨6·렙틴 등으로 예측
다행히 대사증후군을 예측할 수 있는 생체 지표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용제·손다혜 교수팀은 대사증후군의 새로운 지표에 대한 최근 연구들을 종합한 종설 논문을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기존에 잘 알려진 대사증후군 지표 외에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여러 생체 지표를 병리학적 기전과 함께 기술했다.

대사증후군의 발생기전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슐린 저항성과 만성 염증이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방이 몸에 과도하게 축적될 경우 인슐린 신호 전달 체계에 문제를 일으켜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면서 혈당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축적된 지방 조직은 그 자체로도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물질을 분비해 동맥경화와 고혈압,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이런 발생기전을 토대로 대사증후군의 지표를 ▶인슐린 저항성 관련 지표 ▶염증 지표 ▶아디포카인(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염증 물질) ▶산화 스트레스 ▶일반 화학 지표로 나눴다. 인슐린 저항성 지표로는 인슐린과 공복혈당 수치를 토대로 한 HOMA-IR(Homeostasis Model of Insulin Resistance)과 중성지방을 고밀도 콜레스테롤로 나눈 중성지방/고밀도 콜레스테롤 비율(TG/HDL), 중성지방과 공복혈당으로 이뤄진 TyG index가 많이 사용된다. 그 중에서도 TG/HDL 비율과 TyG index는 쉽게 계산할 수 있고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증후군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많은 논문에서 유용성이 입증됐다.

염증 지표들 중에서는 인터류킨6, 종양괴사인자-α(TNF-α), C-반응성단백(CRP), 백혈구 수치 등도 대사증후군과 연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과 같이 염증 수치를 올릴 수 있는 질환이 없음에도 이런 지표가 상승했다면 대사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아디포카인 중에는 렙틴, 아디포넥틴, 아디포넥틴/렙틴 비율, 플라스미노겐 활성제 억제제-1(PAI-1) 등이 대사증후군을 대표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렙틴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으로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며 식욕 억제 효과가 있어 음식 섭취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대사증후군 환자의 경우 렙틴의 신호를 뇌가 인지하지 못해 렙틴 분비량은 증가하나 비만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대로 아디포넥틴은 인슐린 민감성을 높이고 당뇨병을 예방하는 호르몬으로,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에서 그 수치가 더 감소해 있었다.

이용제 교수는 “대사증후군은 국민 3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만큼 유병률이 급속히 증가하는 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여러 생체 지표와 임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지표 등 최신 지견을 엮은 만큼 조기 진단에 도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결과는 임상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Advances in clinical chemistry’에 실렸다.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