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발작 호전됐다고 치료 중단하면 안 되는 이유

[김선영 기자] 입력 2022.11.11 14.44

#180 통풍 치료제 제대로 활용하기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기획 곽한솔 kwak.hansol@joins.com

통풍은 관절 부위에 갑작스럽고 극심한 통증과 부기, 붉어짐 등을 동반하는 관절염의 한 형태입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증상이 심해지며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는 겨울철이 되면 밤에 잠도 이루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해지죠. 올바른 약물 사용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치료에 나서는 게 좋습니다. 이번 약이야기에선 적절한 통풍 치료제 활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통풍은 몸속의 요산이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고 몸에 남아서 생기는 질병입니다. 요산은 음식이 소화돼 최종적으로 대사된 후 나오는 물질로, 직립보행에 필요한 혈압을 유지하고 지능 발달에 필요한 성분입니다. 하지만 과다할 경우 몸속에서 요산 결정으로 뭉쳐지게 되죠. 이 요산 결정체가 관절과 장기에 쌓여 염증을 유발하고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바로 통풍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통풍 환자 수는 2017년 39만 명에서 2021년 49만 명으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환자의 90% 이상이 남성이고, 여성은 주로 폐경 이후 증상이 발생합니다. 보통 40~50대 환자가 많은 편이지만 최근엔 30대의 젊은 나이에서도 환자 수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통풍의 대표적인 증상은 급성 통풍 발작입니다. 주로 엄지발가락에 증상이 나타나며 족부 내측이나 발목, 무릎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통풍 발작이 발생하면 발현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고 매우 심한 열감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발작은 10일 정도 지속하다가 점차 호전됩니다. 문제는 통증이나 증상이 없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신장 질환,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과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증상이 만성화하면 몸 곳곳에 요산 결정이 나타나면서 여러 관절에 관절염이 다발적으로 발생합니다.
 
통풍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요산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체내에 생성되는데요, 음식물 중 단백질에 포함된 퓨린이 분해돼 만들어지는 경우, 몸에서 파괴되는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요산은 대부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므로 요산의 생성과 배설이 균형을 이루게 되면 혈중 요산이 정상 범위 내로 유지됩니다. 그러나 생성과 배설의 균형이 깨지면 요산 수치가 높아지면서 이른바 고요산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빨리 치료할수록 통증 조절 효과 향상
통풍 치료제는 요산 결정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통풍 발작을 치료하는 약물과 요산 결정의 원인이 되는 고요산혈증을 치료하는 약물로 구분합니다. 먼저 통풍 발작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스테로이드제, 항염증제인 콜키신이 있습니다. 이들은 급성 발작을 치료하고 향후 추가적인 발작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스테로이드제는 통풍 발작 치료에만 국한해 사용하는 약물은 아니지만, 통풍 발작으로 인한 부종이나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스테로이드제는 경우에 따라 근육이나 정맥, 관절강 내 주사로 투여하기도 합니다.
 
콜키신은 관절 조직에 요산염 결정이 쌓이는 것을 막고 염증 세포의 활성화와 이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급성 통풍 발작 치료뿐 아니라 향후 나타날 수 있는 급성 발작을 예방하는 데 저용량의 콜키신이 쓰입니다. 약물 간 급성 통풍 발작 억제 효과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환자의 상태나 동반 질환에 따라 약제를 선택하면 되는데 빨리 치료할수록 통증 조절 효과는 더 좋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고요산혈증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로는 요산생성 억제제, 요산배출 촉진제가 있습니다. 요산생성 억제제는 퓨린으로부터 요산이 생성되는 과정에 작용하는 잔틴 산화효소를 저해함으로써 요산 생성을 억제하고 요산의 농도를 감소시킵니다. 요산배출 억제제는 신장에서 소변 생성 과정 중 요산이 체내로 재흡수되는 것을 차단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요산의 양을 증가시키고 혈중 요산 농도를 감소시킵니다. 장기적으론 통풍과 연관된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됩니다.
 

퓨린 섭취 주의하고 물 충분히 마셔야 
통풍 환자는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교정이 반드시 동반돼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규칙적인 운동과 인스턴트 음식을 배제한 균형 잡힌 식단을 챙겨 먹는 것이 도움됩니다. 다만 약물치료를 계속해도 혈중 요산이 잘 내려가지 않고 자꾸 관절염이 재발하는 사람이나 급성 증상이 있는 사람은 내장류·고등어·베이컨·멸치 등 퓨린이 많은 음식 섭취는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충분히 마셔 소변의 양을 약 2L 정도로 늘리는 것도 요산 조절에 도움됩니다. 통풍 증상이 나타났다면 술은 반드시 금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TV 시청, PC 작업 등으로 하루에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5시간 이상이라면 주기적으로 스트레칭이나 산책을 실천해 고요산혈증 발생 위험을 낮출 것을 권합니다. 특히 통풍 의심 증상이 생겼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속히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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