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심해지는 안구건조증, '눈꺼풀 염증' 원인일 수도

[신영경 기자] 입력 2022.09.29 14.05

각종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바이러스가 감염원

가을철 환절기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질환이 있다. 바로 ‘안구건조증’이다.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눈이 뻑뻑하고 메마른 느낌이 든다.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면 각막 손상, 시력 감퇴 등 눈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김안과병원 고경민 각막센터장의 도움말로 안구건조증에 대해 알아봤다. 

 
눈 면역력 떨어지면 외부 물질 보호 능력 감퇴

안구건조증은 눈에 눈물이 부족하거나 과도하게 증발해 불편감을 느끼는 안질환을 말한다. 눈이 자주 시리거나 이물감, 건조감 등 자극 증상이 나타난다. 안구건조증의 근본적인 원인은 눈꺼풀 염증인 경우가 많다. 미세먼지, 꽃가루 등 각종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바이러스 등이 감염원으로 꼽힌다. 


특히 가을철은 세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시기다. 건조한 바람으로 눈의 면역력이 이미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 물질에 대한 보호 능력이 감퇴된다. 이를 통해 눈물의 지방층 생성을 담당하는 마이봄샘에 염증이 생기면 눈물의 증발을 막아주는 기능이 약해진다. 결국 눈물층이 불안정해져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환절기의 환경적인 요인 외에도 전자기기 사용, 콘택트렌즈 착용 등이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간지러움이나 부종, 눈곱 증가 유발

흔히 안구건조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인공눈물약인 점안액을 사용한다. 이는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일 뿐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다. 무엇보다 눈꺼풀 염증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눈꺼풀 염증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안구건조증과 염증이 서로 악영향을 끼치면서 눈 건강을 위협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안구 표면이 건조해져 눈물이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염증이 생기기 쉽다. 이렇게 발생한 염증은 눈물의 질을 떨어뜨려 다시 눈을 건조하게 만든다. 이런 경우 인공눈물약으로 눈물을 보충해도 증상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눈꺼풀 염증과 연관된 안구건조증은 간지러움과 부종, 눈곱 증가와 같은 증상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눈꺼풀, 눈물막, 각막 및 결막의 상태, 눈물 생성 및 분비량, 마이봄샘 염증 동반 여부에 대한 검사 등이다. 

마이봄샘에 염증이 있다면 마이봄샘에 쌓인 피지를 녹이고 염증 물질의 분비를 줄이는 IPL(Intense Pulsed Light Therapy) 시술을 받을 수 있다. IPL은 눈꺼풀 위와 아래쪽에 빛을 조사해 마이봄샘을 직접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치료 시간은 10분 내외로 짧다. 보통 3~4주 간격으로 4회 정도 시행한다. 기타 염증은 원인과 눈 상태에 따라 인공눈물약과 함께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제, 항생제, 항염증제 등이 처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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