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방사선 치료 시 이것 높으면 심방세동 발생 증가

[김선영 기자] 입력 2022.09.27 13.52

연세암병원·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교수팀, 동방결절 선량과의 관련성 분석

폐암 환자가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 우심방에 위치한 동방결절에 조사되는 방사선량이 높을 경우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약 15배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항암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에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를 죽이고 암세포가 주변으로 증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치료법이다. 다만 암세포 주변에 인접한 건강한 정상 세포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국소진행성 비소세포성 폐암과 제한기 소세포성 폐암 환자는 항암 치료를 위해 동시 항암 화학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이런 환자들의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장기적인 치료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폐암의 경우 치료 중 방사선에 노출되는 심장에서 심방세동이나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윤홍인·김경환 교수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강석민·오재원 교수 연구팀은 2008~2019년 연세암병원에서 동시 항암 화학 방사선 치료를 받은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 321명, 소세포성 폐암 환자 239명 등 총 560명을 대상으로 각 환자의 동방결절 선량을 컴퓨터단층촬영(CT)상으로 측정해 심방세동 발생 빈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동방결절에 조사되는 선량이 높은 경우 선량이 낮았던 환자군보다 심방세동 발생 위험도가 약 15배 높았다. 소세포성 폐암 코호트에서 동방결절에 선량이 53.5Gy 이상 조사된 환자군에서 심방세동 발생이 25%, 선량이 낮았던 환자군에선 2.7% 발생했다. 비소세포성 폐암 코호트에선 동방결절에 선량이 20.0Gy 이상 조사된 환자군에서 심방세동 발생이 9.9%, 선량이 낮았던 환자군에서 0.7% 발생했다.

특히 동방결절에 조사된 선량이 높은 경우 3년 생존율이 약 2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심방세동 이외의 다른 심장 부위의 부작용은 동방결절 선량과 무관했다. 강석민 교수는 “심부전 발생의 위험인자인 심방세동이 동방결절 방사선 선량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중요한 연구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윤홍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방사선 치료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수 있는 동방결절 제한 선량에 대한 근거를 창출했다”며 “연세의료원이 2023년 국내 최초로 시작하는 중입자 치료는 주변 정상 장기에 미치는 선량을 감소시켜 폐암 환자의 정상 부위에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종양학 학술지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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