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기자] 입력 2022.08.25 10.06
항암 치료 중엔 예방접종 피해야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나 보호자들은 궁금증이 많다. 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투여 후 나타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이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혈액종양내과 유영진 교수의 도움말로 항암 치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항암제 투여에 나이 제한이 있나.
"항암 치료에 중요한 것은 신체적 나이다.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해왔고 튼튼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환자라면 나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또한, 젊은 사람처럼 많은 용량의 항암제를 받지는 못하더라도 항암제 용량을 줄이면 별다른 부작용 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 물론 효과가 조금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치료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도움된다. 폐암의 경우 노인에서 항암 치료를 한 사람과 증상 완화 치료만 한 사람을 비교한 결과 항암 치료를 받은 사람이 받지 않은 사람보다 생존 기간뿐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 삶의 질도 좋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항암제 맞는 도중에 예방접종 해도 될까.
"항암제를 맞으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살아 있는 균을 사용하는 약제를 항암 치료 후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맞으면 진짜 그 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맞으면 안 된다. 그러나 죽은 균을 사용하는 예방접종은 그럴 위험성이 없다. 한편, 예방접종을 해서 항체가 생기려면 면역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항암 치료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예방접종을 해도 항체가 잘 생기지 않아 예방접종의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항암제 치료가 모두 끝난 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항암제 투여 후 가족과 생활할 때 주의할 점은 없나.
"암은 전염되지 않는다. 가족간 밀접한 접촉이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 다만, 항암제의 일부가 대변 또는 소변으로 배출될 수 있다. 화장실을 가족과 함께 사용해도 환자의 대소변에 가족이 직접 노출되는 것이 아니므로 문제되지 않는다. 그래도 용변을 본 후에는 물을 잘 내리고 소변이 밖으로 튀지 않게 해야 한다. 구토하는 경우 구토물이 가족과 접촉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항암제 투여 후 나타날 수 있는 응급 상황은 뭔가.
"열이 나는 것이다. 대부분 항암제는 백혈구를 감소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감염이 생길 위험성이 커진다. 발열은 몸에 균이 들어왔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열이 난다고 해열제만 먹으면 열은 떨어질 수 있어도 균이 번식해 위험해질 수 있다. 항암 치료 후 38도 이상의 열이 나면 응급 상황이므로 빨리 병원에 와서 면역력과 균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하면 항균제로 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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