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고지혈증 복합제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 기대”

[권선미 기자] 입력 2022.08.08 18.04

고용량 스타틴보다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이 임상적 이점 커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치료 패러다임이 복합제 중심으로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우종우 사장은 8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약품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복합제(로수젯)로 고용량 스타틴을 장기간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명기·김병극·홍성진 교수, 차의과대학 장양수 교수 연구팀은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자를 대상으로 고용량 스타틴을 단일제제로 쓸 때보다 중강도 스타틴(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했을 때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을 더 효과적으로 떨어뜨리고 부작용도 적다는 RACING 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국제 학술지인 란셋(The Lancet) 최신호에 게재됐다. RACING 임상에 쓰인 로수바스타틴+에제미티브 복합제가 바로 한미약품이 개발한 로수젯이다. 

고지혈증은 혈관 염증을 유발하는 LDL 콜레스테롤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치료 목표다. 미국·유럽 등 주요 학회에서도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강력하게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릴 것을 권고한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차의과대학, 고려대병원, 원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명지병원 등 국내 26개 의료기관에서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자 378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연구자 주도 임상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로수젯(로수바스타틴 10㎎+에제티미브 10㎎)  투약군과 고강도 스타틴(로수바스타틴 20㎎) 단독 투약군으로 나눠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비치명적 뇌졸중 발생은 로수젯 투약군은 172명(9.1%)으로 고강도 스타틴 투약군 186명(9.9%)로 비열등 효과를 확인했다. LDL콜레스테롤 목표(70㎎/dL) 도달률은 투약 1년 시점에서 로수젯 투약군은 73%로 고강도 스타틴 투약군(55%)와 비교해 18%p 높았다. LDL콜레스테롤 목표 도달률은 모든 관찰 시점에서 로수젯 투약군이 75~7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LDL 콜레스테롤 관리 기준인 55㎎/dL 이하까지 도달한 비율도 로수젯 투약 1년차 42%로, 고강도 스타틴 투약군(25%)보다 2배 가량 높았다.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 요법이 고강도 스타틴 단독보다 LDL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더 크다는 의미다.

투약 안전성도 확인했다. 이상사례나 스타틴 불내성 등으로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인 환자의 비율이 로수젯 투약군은 88명(4.8%)로 고강도 스타틴 투약군 150명(8.2%)보다 적었다. RACING 임상 연구를 주도한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는 “대규모 연구자 주도 임상을 통해 로수젯 등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고용량 스타틴 단독요법보다 임상적으로 유용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제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스타틴 고용량을 투약해도 기대만큼 LDL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 등으로 고용량 스타틴 투약을 유지하기 힘든 경우가 존재한다. 교신저자인 장양수(분당차병원) 교수는 “LDL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기 위해 고용량 스타틴을 장기간 복용하면 근육통, 간 손상, 당뇨병 등 부작용으로 약 복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의 체내 합성을 억제하는 스타틴에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재흡수를 방해하는 에제티미브 이중 작용으로 LDL콜레스테롤 강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평가다.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의 시너지 효과는 크다는 분석이다. 기존에는 두 종류의 약을 따로 먹어야 했지만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복합한 복합제를 한국에서 최초로 개발하면서 복약 편의성도 높였다. 홍명기 교수는 “이번 RACING 연구로 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이상지질혈증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이번 RACING 연구의 란셋 등재를 계기로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인 로수젯을 고혈압 복합신약 아모잘탄의 뒤를 잇는 핵심 품목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