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성 지방 OUT" 신세계푸드, 식물로 만든 대안육 내놨다

[정심교 기자] 입력 2022.07.28 15.30

'베러미트' 브랜드 론칭하고 콩·곡류·대두유로 만든 캔 햄 출시

신세계푸드가 28일 대안육으로 만들어 선보인 메뉴들. (윗쪽 가운데부터 시계 방향으로) 대체 계란 흰자를 활용해 만든 초콜릿 무스케이크, 식물성 런천 샌드위치와 햄 김치볶음밥 등, 감자 크림 스프, 식물성 런천 부대찌개와 구이 등, 그레인 샐러드 순. 정심교 기자

소고기·돼지고기는 필수아미노산 섭취에 도움되는 식품이다. 하지만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 특히 햄류에 포함된 아질산나트륨 같은 식품첨가물은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다. 그뿐 아니라 동물을 키우기 위해 많은 물이 사용된다는 점, 소가 풀을 먹고 소화과정에서 내뱉는 트림·방귀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를 아프게 한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육류를 식물성 소재로 대체한 대안육(代案肉)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는 배경이다.    

국내 대안육 시장에 신세계푸드가 뛰어들었다. 28일 신세계푸드는 대안육(代案肉)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하고, 첫 신제품인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을 선보였다. 콩류와 곡류, 대두유를 사용해 기존의 햄처럼 만든 제품이다. 대안육 개발을 통해 ▶인류 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 국내외 식품시장의 대전환을 이끌겠다는 청사진도 구상했다. 

이날 신세계푸드는 서울 반포동 데블스도어 센트럴시티점에서 연 ‘베러미트 신제품 론칭 및 비전 설명회’에서 이 회사의 식품·외식·급식 등 각 사업 영역에 ‘베러미트’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세계 대안식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에 설립할 ‘베러푸즈(Better Foods)’의 비전을 담은 신제품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을 선보였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지금까지 고기 섭취를 위해 고수해오던 공장식 사육과 식품첨가물을 활용한 제품 생산을 방치한다면 인류 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이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며 “‘베러미트’를 일반적인 고기 대체재가 아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대안재(代案材), 즉 대안육(代案肉)으로 알리기 위한 활동을 펼치며 대안식품 시장 육성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28일 서울 서초구 데블스도어에서 열린 '베러미트 신제품 론칭 및 비전 설명회'에서 송현석(무대 오른쪽) 신세계푸드 대표가 대안육 사업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정심교 기자

그 이유로 송 대표는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인류 건강이다. 인류가 즐겨 먹고 있는 고기, 그중에서도 가공육은 공장식 사육 방식으로 길러진 고기에 아질산나트륨 등 식품첨가물로 만들어져 건강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공육 제조과정에 고기 특유의 붉은 색을 내기 위한 발색제와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해 보존제로 쓰이는 아질산나트륨은 동물성 단백질인 아민과 만나면 1급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이 된다는 이유로 2015년 국제암연구소(IARC)는 아질산나트륨을 2A급 발암물질로 분류됐다. 이에 반해 ‘베러미트’는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져 아질산나트륨뿐 아니라 동물성 지방, 항생제에 대한 걱정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동물 복지다. ‘베러미트’는 식물성 원료로 만드는 만큼 고기를 얻기 위한 공장식 집단 사육이나 가축의 도살을 줄여 동물복지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단시간 최소비용으로 고기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규모로 밀집 사육하는 공장식 집단 사육은 동물의 면역력을 저하해 전염병에 취약하게 만들 뿐 아니라 극단적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문제시되고 있다. 또한 이렇게 생산된 고기는 섭취하는 인류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지구 환경이다. 인류가 고기를 얻기 위해 사육하는 소 15억 마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온실가스의 약 15%를 차지한다. 이는 인류가 사용하는 모든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보다도 많은 양이다. 그런데 이를 ‘베러미트’와 같은 대안육으로 바꾸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고기를 생산하는 데에는 같은 양의 대안육을 만들 때보다 물은 4~25배, 땅은 6~17배 더 많이 필요하다. 엄청난 양의 가축 분뇨 처리도 골칫거리다. 인류의 수보다 많은 가축의 분뇨로 지구 토양은 황폐화하고, 축산용 경작지를 늘리기 위해 지구는 점차 사막화되고 있다.

송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세계푸드가 향후 가공식품을 만들 때 기존 동물성 가공육 생산 방식 대신 ‘베러미트’를 활용한 식물성 대안육으로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을 선언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근 신세계푸드는 이 회사의 ‘올반’ 간편식 중 햄·베이컨 등 가공육이 든 제품을 ‘베러미트’로 교체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또 신세계푸드의 급식·외식 등 각 사업에도 ‘베러미트’의 활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유명 셰프들과 협업해 ‘베러미트’ 샌드위치·샐러드 등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메뉴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 서울시 등 ESG 실천 의지가 높은 기업과 단체, ‘노브랜드 버거’ 등 신세계푸드 외식 브랜드에서 하반기부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날 신세계푸드는 글로벌 대안식품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에 설립을 예고한 대안육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의 신제품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도 선보였다.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은 대두단백·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캔 햄이다. 동물성 가공육 캔 햄의 동물성 지방, 콜레스테롤뿐 아니라 식품첨가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아질산나트륨에 대한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독자 기술을 적용해 맛과 식감을 최대한 동물성 가공육과 유사하게 구현한 게 특징이다.  

이날 전시된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 이 제품은 발색제·보존제로 쓰이는 식품첨가물인 아질산나트륨을 비롯해 동물성 지방, 콜레스테롤 등에 대한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개발했다. 대두단백,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동물성 가공육 캔 햄의 맛과 식감을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정심교 기자

신세계푸드는 서울 압구정동에 문을 연 국내 최초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The Better)’에서 내달 1일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을 판매하며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이후 인류 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 등 ‘베러미트’의 사회적 가치에 공감하는 F&B 및 유통업체와 손잡고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의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소비자 캠페인 ‘베러 라이프 소사이어티(Better Life Society)’를 펼치며 국내외 대안육 시장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송 대표는 “테슬라가 전기차를 처음 선보였을 때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 불편함을 느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를 생산하게 됐고 결국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지구환경 만들기에 공헌하고 있다”며 “’베러미트’로 촉발될 대안육과 대안식품으로의 대전환 노력이 국내외 식품시장으로 퍼져 다 함께 인류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